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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펴내며
제1부 교회 건축 탐사 벽 교회 가구 십자가 획일성과 교회일치 슬픈 건축 종교의 식민성 고딕의 변형 토착화 교회 여백의 교회 극장식 교회 휴양지 교회 상가 교회 신학대학 채플 수양관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주를 기르시는 목자 제2부 건축과 신학 한국교회 건축의 과거, 현재, 미래 교회 내부 공간과 성 가구 강화도 유학(霞谷學)과 성공회 강화교회 건축 다시 교회 건축을 말한다 제3부 미술과 신학 성 화상 신학 - 이미지에 관한 담론 한국 현대 기독교 미술과 옥션 아시아의 종교문화 - 종교와 시각예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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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언덕 위에 군림하고 있는 이 권위적인 건축물을 여름에는 숲이 가려주지만 겨울에는 어떤 이미지로 드러날 것인지 상상할 수 있다. 교회는 그 건물 자체가 복음 전도의 미디어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그것만으로 부족한지 대형 십자가와 현수막으로 건물을 덧씌운다. 전도를 위한 효과가 애쓴 만큼 나타나지 못하고 반감되지 않을까 지레 안타깝다.
부산 외곽 기장 방향으로 가다 보면 도로변과 기찻길 옆에 ‘영혼의 쉼터’라는 기도원인 듯 요란하지만 나즈막이 앉은 교회가 있다. 주변은 아름다운 논과 산으로 둘러싸였지만 실제로 소음이 가장 심한 곳에 자리 잡은 영혼의 쉼터, 흰 페인트 벽에 적색과 청색을 사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요즘 누가 저런 교회에 다닐까 싶은 가건물 같은 교회지만 철탑도 우뚝하고 흰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으로 값싸게 치장도 했다. 그러나 이 교회 건물은 가난해 보여도 솔직함이 묻어난다. 이 교회도 부자가 되면 멋지고 차별성 있는 건물을 짓고자 할 것이다. 그때는 조용한 곳에서 알록달록하게 채색하지 않은 고요히 앉은 ‘영혼의 쉼터’로 자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교회가 아무리 투명한 유리로 창을 내고 벽을 만들지라도 사회와 소통을 못 하면 중세 고딕 건물의 육중한 벽처럼 될 것이다. 참된 영혼을 비추는 거울 같은 벽이 되려면 어찌 해야 하는가, 함께 뛰어넘을 문제다. - '벽' 중에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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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한국교회 건축에 대한 성찰
한국교회 건축은 짧은 기독교 역사와 전투적이고 제국적인 기독교의 선교 양태 때문에 제 모습을 잃었다. 아폴로 우주선 같은 교회, 전투기 형태, 러브호텔과 닮은 교회 등 난립하고 있는 교회만큼이나 제각각 팔팔결이다. 시골의 고즈넉이 앉아 있는 작지만 아담한 교회들은 허물어져, 육중하고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키치 건축물들로 대체되었다. 건축은 그 시대의 표상이다. 고딕 양식이 중세 유럽을 대표하고, 르네상스시대를 로마네스크가 대표하듯이 건물은 시대의 철학과 역사와 문화를 통관한다. 교회 건축과 교회 미술 또한 마찬가지로 그 시대의 신학과 깊이 관계를 맺고 있기에 한국교회 건축과 미술에서 선교 제일주의 기독교 신학이 그대로 투영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발이 미치는 곳마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한국교회의 건축물의 실태를 드러낸다. 슬픈 건축이다. 왕비를 기다리려 만든 타지마할이 안타깝고, 인종차별로 고립된 사람들이 세운 차이나타운이 서글프고, 아픈 기억을 간직한 절두산교회가 마음 아리다. 하지만 ‘키치’로 국적을 잃어버린 건축이 마찬가지로 슬프다고 한다. 신림동의 조악한 웨딩홀, 온갖 장식으로 치장한 러브호텔, F-16 전투기를 닮은 교회, 한 상가 건물에 다른 교단 셋이 눌러앉아 세운 십자가 등을 이야기하며 우리 시대의 얼굴을 드러낸다. 건축과 신학으로 영국 버밍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성공회대학교 교수 이정구 신부가 국적 불명의 ‘키치’ 건축과 제국 건축으로 흔들리고 있는 한국교회 건축을 돌아보며 대안을 모색한 글이다. 또한 미술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반 신자들에게 기독교 미술에 관한 기초 이해를 돕고, 기독교 미술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글들을 모았다. 한국교회 건축과 교회 미술의 대안 저자의 발길을 따라가면서 드러나는 한국사회, 한국교회 건축의 키치성과는 다르게 한국교회 건축으로 모범이 될 수 있는 것들도 볼 수 있다. 황금 들판을 베고 누운 시골의 교회, 황혼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교회, 언덕 위에서 흰 종소리를 맑게 울리는 하얀 교회에서부터,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여백의 교회 가톨릭 중곡동 성당, 동광감리교회와 영국 솔즈베리 성당의 고딕 클로이스터 등을 보여준다. 또한 일본 오사카 근처의 ‘빛의 교회’와 터키의 카파도키아 사암굴 교회에 발길이 닿았을 때는 교회에서 빛을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지 살짝 드러낸다. ‘극장식 교회’에서는 교회 내부에 긴 의자를 놓고 권위적으로 육중한 강대상을 놓아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비판한다. 예배를 신에게 드리는 것이지 그저 듣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의 눈길은 성공회 강화도성당에 오래 머문다. 성공회 강화도성당은 기독교 전래 초기에 세워졌는데 독특한 한옥 양식으로 지어져서 토착화 교회의 좋은 대안이 된다고 한다. 한옥으로 지은 교안에서 풍물로 드리는 예배란 얼마나 신명이 나겠는가. 또한 저자가 리모델링을 도운 상가 교회 건물을 예로 들며, 교회 공간 구성을 어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짧은 단상들이지만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들은 한국교회에서 곧바로 맞대어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책의 구성 1부는 한국교회의 여러 건축물을 탐사하면서 느낀 바를 사진과 함께 담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발이 미치는 곳, 눈이 닿는 곳의 교회들을 잠시 둘러보면서 느낀 단상들이. 교파나 교단, 건축물의 규모나 예술적, 역사적 가치 여부와 관계없이 교회를 방문하였다. 탐방의 대상도 교회 건물과 가구를 비롯하여 교회 내부 공간 배치, 성지 카파도키아 동굴 교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키치화한 교회 건물에 대한 냉정한 질책과 소통하는 교회, 벽을 허문 교회, 토착화한 교회를 모색하는 글이다. 2부는 한국교회의 건축에 관한 신학적 비평 논문들을 모았다. 신학도와 목회자 혹은 교회를 건축하고자 하는 건축가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글들이다. 또한 교회 신자들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 건축물과 신앙을 서로 연결지어 보며, 교회 건축물에 관해 다양한 신학적 이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며, 교회를 신축하려고 하는 교회는 신축하기 전에 왜 건축을 하려고 하는지, 누구를 위해 건축하려는 것인지, 어디에 어떤 모양새로 지으려고 하는지에 관해 한 번 더 숙고하여 좋은 건축을 할 수 있도록 작은 안내서 역할을 한다. 3부는 기독교 미술에 관한 논문들을 모았다. 미술을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일반 신자들에게 기독교 미술에 관한 기초 이해를 돕고, 이들이 기독교 미술품에 더 가까이 다가 갈 수 있기를 바라는 글들이다. 성 화상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기독교 미술품들의 유통과 작가 지원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미술 전반에 대해 살펴본 글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