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입술이 식물의 잎사귀와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 화분에 꾸준히 물을 주고 잎에 쌓인 먼지를 조심스레 닦아주는 일이 식물의 언어를 경청하는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다. 그런 태도로 타인의 언어를 경청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런 사랑을 타인에게 주고 싶다고 꿈꾼 적 있다. 식물을 돌보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랬다. 선우는 꿈으로만 남겨져 있던 나의 소원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주제로 다룬 책을 참 많이도 찾아 읽어왔으나, 이 책은 유독 사랑이 가득하다. 선우를 통해 나는 다시금 배웠다. 타인의 언어를 점령하지 않는 사랑을. 이 세계에 도사리는 숱한 오해들을 물리칠 힘을 키워나가는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