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양자역학과 광막한 우주를 꼽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너무나도 복잡한 우리 인간의 뇌와 얽히고설켜 복잡한 우리 각자의 삶이 아닐지. 복잡한 것은 닮았지만 삶과 뇌는 엄연히 다르다. 모든 삶은 개별적이어서 보편성을 추구하는 과학이 되기 어렵고, 과학의 대상으로서 뇌는 거꾸로 문학이 되기 어렵다. 이 책은 다르다. 삶과 뇌 이야기를 함께 엮어내며 개별과 보편을, 그리고 문학과 과학을 연결한다.
책은 카오스, 질서와 무질서, 그리고 창발 등 중요한 복잡계 과학의 개념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처음에 아주 작은 차이로 시작해도 결국 엄청나게 큰 결과의 차이가 만들어지는 현상을 일컫는 것이 카오스다. 저자는 위태로웠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어떤 인연과 사건 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는가를 세밀하게 회상한다. 거기에는 미세한 변화만으로도 전혀 다른 삶이 펼쳐졌을 수 있다는 상상도 끼어든다. 상상만이 아니다. 마약 중독 부모 밑에서 함께 자라 보육원 생활까지 같이한 누나의 삶은, 대학에 들어가 세계적인 신경과학자가 된 저자의 삶과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렸다. 저자는 유년 시절 그리 다르지 않았던 두 사람의 인생이 성인이 되어 이렇게나 달라진 이유, 어려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지금의 성취를 가능하게 한 요인은 과연 무엇인지를 성찰한다. 개인의 굴곡진 삶과 과학의 보편적 지식이 나란히 어깨동무한 책, 감성과 지성을 동시에 저격하는 놀라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