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달콤하며, 내내 섬세하고 심오하다”
“퀴어”란 단지 성소수자(적)인 것이나 정상성 비틀기를 넘어, 개인과 사회를 뒤집어 정립(正立)하려는 입장이자 실천이다. “퀴어 문학”은 등장인물들의 정체성을 내세운 ‘우리도 사랑’ 따위의 소수자성이나 기껏해야 다양성 타령이 아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가족의 탄생』은 신자유주의와 가족중심주의가 공모하는 효율성·가족·성역할·도덕의 틀을 흔들며 생명과 죽음, 자유와 돌봄, 이기와 이타 등 존재와 관계에 관한 질문들을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점에서 탁월한 퀴어 문학이다.
뜨겁고 달콤하며, 내내 섬세하고 심오하다. 연인을 잃고서 동성애적 욕망이나 즐기며 살 작정이었던 여자가, 사람과 비인간존재 들, 늙은 여자와 난데없는 아이를 만나고 통과하면서, 스스로 상상해 본 적 없는 자신으로 거듭나는 '변태(變態)’의 과정을 그린다. ‘쾌락과 유희’, ‘집착과 떠나기’의 삶이 아이의 고독과 슬픔에 휘말려 왜, 어떻게 이타를 작심하며 변태하는지, 그 변태력을 지루한 이기의 세상에서 실현하기 위해 누구들과 무엇을 전략하고 합의하며, 지금의 혼돈을 수락하고 내일의 불가지(不可知)에 맞서는지에 관한 철학적 텍스트다. 여성의 욕망과 주체성을 사적이고 정치적으로 직시하면서 돌봄과 자유의 모순 속으로 자신을 밀어넣는 이 여성주의적 성찰과 실천이 많은 독자들을 만나 우리 각자와 사회의 지평을 확장시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