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저릿저릿 아프고 가슴이 뻐근할 정도로 벅차오른다. 이 평범한 소녀의 경이로운 여정에 나는 완전히 압도되었다. 이 세계에 실재하는 불가해한 재앙과 날것 그대로의 상처를 이렇듯 솔직하고 정교한 언어로 생생하게 풀어낸 생존자의 이야기가 또 있었던가. 이처럼 분열적이고 모순적인, 부조리한 생의 이면을 똑바로 마주하고 끌어안으며 온 힘을 다해 스스로를 일으키는 살아 있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었나.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온 비극에 자신을 빼앗길까 두려워 멈칫거리면서도 끝내 긴긴 슬픔과 고통의 터널을 우직하게 통과하고야 마는, 사려 깊은 친구들의 손을 붙잡고 알 수 없는 세상 속으로 또다시 천천히 걸어 들어가고야 마는 『어떤 결심』 속 ‘강주하’는 너무나 무시무시하고 용감무쌍한 그리고 가장 보통의 진실에 가까운 주인공이다. 나도 강주하의 친구가 되고 싶다. 아니, 강주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