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길의 글은 정말 이상하다. 늘 완전히 다른 것들이 동시에 한꺼번에 존재한다. 속삭임과 비명이, 위로와 멸시가, 찢어지면서 통합되는 마음이 한데 뒤섞여 같이 드러난다. 가장 무르고 연약한 이들이 가장 사납고 무자비한 진실을 찾아내고, 그래서 등골이 서늘한데 펄펄 끓는다. 너무 캄캄해서 눈이 아프게 부시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사이를 정처 없이 헤매고 있노라면, 언젠가 한 번쯤 듣고 흘린 온갖 뒤숭숭한 소문들의 출처가 바로 나 자신의 일기장이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젠 정말 괜찮은데 사실 하나도 괜찮지 않은, 매번 새롭게 아프게 다시 겪고 싶은 당혹스럽고 황홀한 폭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