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라는 이름의 폭력』은 당연한 상식이라고 여겼던 전제를 완전히 뒤집는 책이다. 책장을 열자마자, 독자들은 날카로운 질문들이 자신의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강력한 체험을 하게 된다. 저자는 장애와 질병의 현존을 지우고 ‘완벽’했던 과거와 ‘치유’된 미래만을 제시하는 치유의 시간성을 ‘접힌 시간’이라고 명명하면서, 한국 문화가 ‘접힌 시간’ 속에서 장애를 은유로 다뤄 온 역사를 비판적으로 읽어 내기 위해 고전 서사에서 현대의 텍스트까지 망라해 촘촘히 분석한다. 저자의 이런 장애학적 독해는 ‘접힌 시간’을 펼쳐 내 은유로서의 장애를 비판할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살아 낸 장애의 신체성과 물질성을 감각하게 하고, 거래하고 협상하는 장애의 행위성을 인식하게 한다. 특히 이 책의 장애학적 비평이 빛나는 순간은 장애학이, 정상성과 규범성을 질문하는 페미니즘, 퀴어, 탈식민적 관점과 교차할 때다. 한국 사회는 장애의 시간을 어떻게 서사화하는가? 질문하는 이 책과 함께, 비장애중심주의를 벗어난 시간여행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