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옥의 시는 일상과 자연, 사회적 현실 등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시인은 무언가 채워야 한다는 조바심과 욕심도 내려놓는다. “받아 든 빗물 속에/맑고 푸른 하늘”(「항아리」)이 항아리에 담기듯 시인의 맑은 시심이 언제든 세상을 투명하게 되비출 것 같다. 또한 시인은 “인간의 의지가/지배하지 못하는 영역”을 “어찌할 수 없는/신의 영역”(「거짓말 탐지기」)으로 남겨둘 줄 아는 삶의 지혜를 간직하고 있다. 그런 깨달음이 세상을 더 너른 품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자연스러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것이 복잡한 인간 내면과 사회적 현실을 따뜻한 희망으로 위로하고, 사회적 연대와 책임으로까지 이어져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힘이 된다. 그 힘으로 “슬픔을 감추고 웃는 아이”(「연기의 내력」)가 자라서 “내 모든 사랑은/꽃이 진 후에 이루어졌”(「나의 슬픔」)다는 고백을 하기에 이르렀다. “힘에 겹도록 등짐 지고도/말없이 걸어가는”(「아름다운 책임」) 시인의 묵묵한 뒷모습이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