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십여 년, 사실은 왜곡되어 훼손되고 변질되면서 슬픔조차 점점 낡아가고 있다. 세월호로 출가한 전연순 작가가 몸소 겪고 기록한 생생한 현장을 접하면서 새삼 가슴이 저려 온다. 생때같은 자식들을 먼저 떠나보낸 가족들에게는 한숨도 울음도 사치였다. 솟대처럼 버티고 서서 바람에게 전하는 간절한 기도, 배고파서 못 오나 바다 끝에서 도시락을 풀어 놓는 어머니…함께 부둥켜안고 울어주며 살뜰히 보살피는 작가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읽는다. 일상이라는 병을 앓느라 잊었던 슬픔과 분노, 다시 일깨워 주어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