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자기보다 덩치 작은 아이에게 얻어맞으며 담배 셔틀을 하는 소년이 있다. 전교생에게 수정테이프 수리 장인으로 유명한 ‘드워프’ 소녀가 있다. 공부는 안 하면서 시험 날짜와 범위만 자꾸 세어 보는 소년이 있다. 한 번쯤 히잡을 벗고 거리를 걸어 보고픈 아프간 소녀가 있다. 허름한 집을 보이기 창피해 놀러 오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피해 온 소년이 있다. 할머니 곁에서 온몸에 할머니의 말투와 냄새가 배어든 소녀가 있다. 그들은 모두 고백하고픈 저마다의 비밀을 갖고 있다. 고백은 타인에게 내미는 손이다. 아이는 세상에 손 내미는 경험을 통해 어른이 되어 간다. 모든 고백은 자국을 남기기 때문이다. 맞잡은 손에도, 거절당한 손에도, 혹은 주저하다 내밀지 못한 손에도 그 자국은 어김없이 남는다. 그래서 고백은 성장의 눈부신 순간이다. 저마다의 고백과 상실을 경험하는 여섯 아이들의 이야기에 함께 아프고 설레고 웃다가 마침내 ‘어른’이 되는 순간에 이르러서는, 그만 먹먹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