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이 사라진 우리 시대는 어둠이 짙게 작동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시대의 구원을 열망하는 절대적 신성 뿐만 아니라, 공동체적 연민과 희망의 빛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정치도 빛을 잃었고, 희망 도, 분노도, 시도 광채를 잃어버린 안타까운 현실 앞에 우리의 슬픔 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이러한 빛이 희미해진 우리 세상과, 시의 안과 밖에 희망의 작은 빛을 노래하고자는 하는 김윤환의 시집 〈바 닥에 두고온 얼굴〉은 더욱 낮은 존재의 소망과 희망의 신성을 지니고 있어 소중하다. 그의 신성은 높은 천상의 하늘이 아니라 지하도 의 하늘이며, 절대적 신성이 아니라, 낮은 무릎 아래 얼굴을 대는 신 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외와 궁핍한 서사들의 많은 시들이 더욱 빛의 연대를 은혜롭게 소망하고 있는 증언들로 믿음의 빛을 함 께 나누고 있기에 진실하다. 광활한 바다 위에서 바다가 바다가 아니 라는 생명의 기쁨과 영광을 반어적으로 부정하는 그의 믿음에는 만 유의 생명을 '홍화'의 빛으로 세상을 물들게 하는 무지개가 일어서는 신성을 바라보는 게 나만의 은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