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점의 첫 작품집에는 풍성하고 넉넉한 글밭이 펼쳐진다. 여행에서 만난 풍경,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 상처와 위안의 흔적들이 마흔여덟 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수필은 향기 있는 삶의 깨달음과 절망을 뛰어넘는 희망을 노래한다. 평범한 삶 속에서도 번뜩이는 기지와 삶의 지혜가 녹아 있다. 〈자서〉에서, “기쁜 날에도, 마음이 가라앉은 날에도 글을 써 내려간 문장들이 내 안의 시간을 견디게 한 힘”이었다고 고백한다.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사랑한 마음을 두고서는 소녀 시절 첫사랑을 소환해 그리움이야말로 삶을 건너는 다리가 되었음을 확인한다. 〈귀인이 찾아옵니다〉에서는 우연히 만난 운세 서비스에서 ‘오늘 귀인이 찾아옵니다’란 문구에 호기심이 생겨 결국 점집까지 진출하지만, 점쟁이의 황당한 예언이 거짓임을 깨닫고는 단호히 거절하는 결단력을 보인다.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하루의 결과는 분명 내 행동이 원인이니까”라며 자신을 다독인다. 송준점의 문장은 섬세하면서도 절제력이 있고 냉정하면서도 따뜻하다. 무엇보다도 그는 문학을 사랑하며, 문학의 힘으로 삶을 견인하는 진실이다. 문학이야말로 삶의 위안임을 이 작품집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