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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명
국내작가 문학가
출생지
서울
직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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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명
국내작가 문학가
1955년 서울 출생. 1990년 『작가세계』 등단. 시집 『밤에 용서라는 말을 들었다』, 『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 『세워진 사람』 등.

작가의 전체작품

작가의 추천

  • 『한 잎의 유서』는 지상의 아들 된 지은이의 아버지에 대한 애도의 정념 때문에 시작됐고 이루어졌다. 더하여 지은이의 목숨 탄 존재에 대한 큰 슬픔(자비) 때문으로써도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문학 지망생,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청년이 전회(轉回)하여 스님이 됐음에 더욱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 전회가 바로 문학, 그 작품 자체가 되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극히 개인적 소견을 내어본다. 이 한 권 책 『한 잎의 유서』는 아버지의 유서이며, 지은이의 미리 쓰는 유서인지도 모른다. 지은이도 생명 소멸 법칙에 따라 머잖아 소멸의 길 따를밖에 없는 존재. 이 자명함에게 『한 잎의 유서』를 미리 써 답하는 것 아니겠는가. 고인의 남과 북 가족사의 앞뒤를 회억으로 기억으로 복원, 다시 추체험하며 글로 남기는 『한 잎의 유서』는 참으로 색다르게 씌어진 사부가(思父歌)이다. 진혼가이며 초혼가이고 애도가이다. 또 소망의 노래다. 인연된 삶의 속울음과 회한이 사랑으로 소용돌이친 시간의 기록이다. 고인의 영혼도 지은이의 영혼도 부자지간의 인연을 넘어 더 큰 자유로 비상하고픈 비원이다.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유일한 최애 독자일 수밖에 없는 아들, 지은이는 당신 가신 이후 당신 시의 집을 꼭 지어드릴 것을 스스로의 비원으로 삼았다. 드디어 그 시의 집을 지어드린다. 시의 집 방마다 오래 묵혀 두었던 이야기를 튼튼한 기둥으로 하나하나 만들어 세워 비로소 당신의 꿈을 출세(出世)시킨다.
  • 인간의 마음이 하나일 수 없어 만 가지 마음을 가지고 산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도 만 가지로 펼쳐지는 것. 상록과 마녀, 상록수역과 상록객잔은 어떤가. 늘 푸르고 내일의 희망이 크는 상록수 그 나무이름 역 근처에 차려진 객잔. 마녀 아닌 마녀, 검객 아닌 검객이 되어 절망과 상처로 헐벗은 철지난 무사들을 상대하며 또는 대적하며 세상과 삶을 밀고 가는 상록마녀. 그녀 여검객의 만 가지 마음이 전면적으로 진하고 붉게 펼쳐진다. 또 드물게 고향의 옛 소녀 적 목소리가 순결한 기원에 대한 그리움처럼 튀어나오기도 한다. 여성으로서 홀어미로서 가장이 된다는 것. 일하고 일하고 쉬는 날 없이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헤쳐 가는 한평생의 신난고초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삶의 시편들. 우리 시에서 연탄불 피워 밥 벌어 먹고 사는 일의 안팎을 수십 편의 시로 이토록 집중해 써낸 것을 아직 본 적이 없다. 활활 타는 연탄불의 시정을 감상해보라. 현실의 질긴 연민하는 어미와 마녀, 여검객, 고향소녀의 세계가 어느 것도 서로 가리지 않고 시인의 시의 여정에서 풍성하고 말쑥한 가족을 이룰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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