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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가 혜가에게 마음을 꺼내 보라고 한 것은,그 그림자를 손에 쥐어 보라고 한 것과 같다.잡으려는 순간, 그것이 잡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라는 뜻이다.누가 대신 설명해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책에서 읽었다고, 누군가에게 들었다고 해서 새벽의 불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자기 손으로 더듬어 보고,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는 그 텅 빈 감각을 직접 겪어야 비로소 무언가가 풀린다.머리로 아는 것과 손끝으로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앎이다.그러니 오늘 밤 잠들지 못한다면, 억지로 잠을 침묵 청하는 대신 한 가지를 해보길 권한다.지금 당신을 깨어있게 하는 그것을 종이 위에 적어 보아라.어떤 모양인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정말로 일어난 일인지, 아직 일어 나지 않은 일인지.적다 보면 이상한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막상 글자로 옮겨놓으면 그 거대해 보이던 불안이 몇 줄짜리 문장으로 줄어든다.그리고 그 문장들의 대부분은 "혹시", "만약에", "아마도"로 시작한다.당신을 짓누르던 것은 사실의 무게가 아니라 가정의 무게였다.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풀어둘 필요가 있다.달마의 가르침은 불안을 느끼지 말라는 명령이 아니다. 불안을 없애주는 어떤 기술도 아니디.그것은 불안이라는 감정의 정체를 한 번 들여다보라는 권유에 가깝다.정체를 본 사람은 그것에 더는 끌려다니지 않게 된다.사라지지 는 않더라도, 그 앞에서 떠는 일이 줄어든다. 호랑이의 그림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림자가 아무리 커도 도망치지 않는다.다만 그것이 그림자라는 사실을 매번 새로 확인할 뿐이다. 당신이 새벽에 깨어 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잠을 자려고 애쓰는 일이 아니다.잠들지 못하는 자신을 미워하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가만히 일어나 앉아서, 지금 깨어 있는 이 마음의 정체가 무엇인지 한 번 묻는 일이다.묻고 또 물어도 그것이 끝내 잡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이다.잡히지 않는 것을 두려워하며 살아온 시간이, 사실은 그림자와 싸운 시간이었음을 인정하는 일이다.이 인정은 패배가 아니라 해방이다.혜가는 마음을 찾지 못해서 편안해졌다.이 말은 묘하게 거꾸로 들리지만, 새벽에 한 번이라도 자기 마음을 직접 더듬어 본 사람은 그 뜻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우리가 그토록 찾으려 했던 그 단단한 불안 덩어리는 처음 부터 거기에 없었다.없었던 것을 없다고 확인하는 데에 한 인간의 생애가 다 걸리기도 한다.그래서 달마는 짧게 말했고, 혜가는 평생 그 말을 들고 살았다. 오늘 밤 당신이 잠들지 못한다 해도 괜찮다.그것은 어쩌면 당신이 처음으로 자기 마음을 정직하게 마주할 기회일지도 모른다.천장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그 생각들을 미워하지 말고, 한 번쯤은 손님처럼 맞아들여 보아라.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정말 당신의 것이 맞는지,아니면 어딘가에서 흘러들어와 잠시 머무는 것인지. 그렇게 묻는 사이 새벽이 지나가고, 어느 순간 당신은 깨닫게 된다.그 모든 소란이 잡으려 들지 않을 때 비로소 조용해진다는 것을.#리딩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