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호 시인은 줄곧 충청도 농촌과 농투성이에 대한 자화상을 투영해오고 있다. 그는 뼛속까지 들판의 장남이다. 수십 년이 지나도 ‘거기서 거기’인 변방이지만 농투성이의 삶과 들판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과 같아서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것. 이번 시집은 특히 충청도 특유의 입말과 판소리, 민요, 타령, 고려가요 등이 병치되는 즐거운 시동(詩動)들이 ‘난장’으로 펼쳐진다. 말의 난장이 그야말로 재미있다. “예당평야 무량수로 내려온 내력 고스란히 이어받은” 풍자와 해학으로 발화된 그의 노래들을 “백년 꽃”이라 하면 어떤가. 한결같은 뚝심으로 차승호만의 문체를 이루어낸 그의 시는 은근한 웃음 저절로 번지게 하는 쌀자루이자 고봉 밥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