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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밥/ 놀란고라니겅중최대한멀리뛰기삼보일배/ 그래, 쌀자루/ 신처용가/ 유레카, 똥파리는 새다/ 수세미/ 벌떡주/ 낭만에 대하여/ 개화시대/ 꼬끼오, 꼭끼오/ 붕붕붕 제2부 눈보라/ 소맥 한잔 말어?/ 이상구 씨/ 저건 이제 논도 아녀/ 회장님, 회장님/ 표리가 부동하니/ 한갓지게/ 거미/ 늙은 뜸부기/ 악수握手아니, 악수惡手/ 도망가다/ 개구리 장자 제3부 도대체 누가 훔쳐갔을까유?/ 감나무 수태/ 환한 날/ 의자 어머니/ 길이 멀었으면 좋겠다/ 세류리에서 합덕 가는 십리길/ 며늘년 아니, 며늘님/ 자동차 이야기/ 백년 산길/ 백년 상수리나무/ 백년 농사/ 백년 꽃 제4부 책/ 여주/ 매미/ 신탁/ 춘정春情/ 갱년기 가지나물/ 면박을 당하다/ 상림/ 낡은 양복/ 만성에 대하여/ 앉은뱅이 작은 방/ 꼰대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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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폐가 망가지기 전에 담배부터 끊으시오 금연 상담 받으러 애린의원에 들렀는데 의사 선생님 책상 위에 환자 설명용 샘플 비아그라가 앉아 있는 거라 푸른 별처럼 반짝였다고나 할까 눈에 확, 띄는 거 있지
그런디 저 웃목에 있는 뻘건 것이 뭣이냐? 화초장이올시다 그 속에 뭐 들었느냐? 은금보화가 가득 들었습지요 오오, 말로만 듣던 그 변강쇠(?) 금연상담보다 먼저 호기심 눈길 던지니 의사 선생님 다 안다는 듯 금연 처방과 더불어 감사하게도 비아그라 처방은 어떤지 은근슬쩍 물어주는 게 아니겄어 마음은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올시다, 하고 싶었지만 입안에서 나온 발화는 글쎄올시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그전 같지는 않지요 형님, 내일 하인에게 지어 보낼테니 그냥 건너가십시오 에이 씨식잖은놈, 나 간 뒤에 좋은 보물은 다 빼내고 빈 궤만 보낼라고? 뭔가 꺼려진다는 듯, 나는 괜찮다는데 의사 당신이 은근히 권해서 어쩔 수 없이 비아그라 처방을 받는다는 뉘앙스의 그러나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격이올시다, 하는 간절한 눈빛으로 지짐벅거려지는 거라 한번 써보시지요 아, 뭐, 아직은……, 고맙습니다 약국에 들러 처방전을 내미는 손 쬐끔 쪽 팔렸지만 비아그라 여덟 알이 드디어, 마침내, 그리하여, 그러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십 당년 생애 최초 주머니에 들어온 거지 그거 이리 도고 내가 짊어지고 갈란다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얻었네 얻었어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대장부 한걸음에 화초장 하나를 얻었네 이 기분을 뭐라 해야 할까, 금단의 열매를 손에 넣고 금기의 세계에 슬쩍 발을 디민 것 같은 기분이랄까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냐? 초장? 초장 아니다 방장 천장 구들장 된장? 아니다 초장화 장화초 장초화 화장초? 아니다 아녀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턱하니 서랍 깊숙이 모시고 보니 왠지 마음 뿌듯해지는 것이 내밀한 비밀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약육강식 무림 강호에서 든든한 호신부의 아이템 장착한 거 같기도 하고 감추면 감출수록 실실실 고장 난 전립선 오줌 새듯 웃음 흘러나오는 거라 얼쑤, 제비 몰러 나간다 제비 후리러 나간다 복희씨 맺은 그물 에후리쳐 둘러메고 방장산으로 나간다 덤불을 툭 쳐 후여 어어어 떴다 저 제비, 니가 어느 곳으로 행하나 이이 이이이리워* 그렇다고 뭐 먹어봐야겠다는 마음 무장무장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정처 없던 삶에 다만 등 기댈 언덕 만난 거 같다고나 할까 끝나지 않는 잔치가 없듯 들뜬 마음 진정하고 곰곰 생각해 보니 이런 기분은 살아오면서 가끔 있었지 싶은 거라 갑자기 마음 싸한 거 있지 그래, 쌀자루 들판에서 가져온 쌀자루 베란다에 들여놓을 때마다 갱년기 빈 서랍에 처방받은 비아그라보다는 좀 더 정갈하고 은근한 웃음 저절로 번지는 것이 내복 없이도 한겨울 건널 수 있을 것 같고 그랬거든 조상의 위패 같은 쌀자루 *판소리 「흥보가」 중에서 ‘놀보가 화초장 얻어가는 대목’, ‘놀보가 제비 몰러 가는 대목’ 각각 인용 변형. --- 「그래, 쌀자루」 전문 어렵더라도 처용이 자네가 심 좀 써야 되겄어 농산물 상표시대에 발맞춰 마을 공동 통신판매 등록을 하고 노총각인지, 빌 공의 공처가空妻家인지 여하튼 마누라 없는 처용이네 사랑방에 펜티엄급 인터넷 장비를 차려놨다네 이제부터 농산물 주문 폭풍처럼 밀려올 모냥이니께 수시로 주문사항 체크하라며 너도나도 부자 되는 상상의 즐거운 시동을 걸었다네 얼씨구 좋다 지화자 좋아 절로 늙은 고목 끝에 시절연화가 피었네 지화자 좋을시고 이 궁둥이 아꼈다가 논을 살까 밭을 살까 흔들 대로 흔들어 보자 얼씨구 좋다 지화자 좋아* 마을 사람들 기대에 부응하듯 그날부터 우리 처용이 마을 공동사업에 불철주야 근무를 하는지 새벽 어스름까지 사랑방은 불임, 아니 불야성 저런 총각 아직까지 그냥 놔두는 거 보면 아가씨들 눈이 뼜어도 한참 잘못 됐다는 둥 마을 사람들 입맛대로 하루아침에 농산물 CEO가 된 우리 처용이 니미, 사기 싫으면 그만 두지 장날 면전에서조차 툭하면 중국산 섞지 않았느냐 의심부터 하고, 왜 이렇게 오종종하게 생기다 말았느냐 핀잔하고 종주먹 들이대는 군상들이 개뿔이나 무슨 애향심으로 농산물 주문 밤낮으로 할까나 연비여천에 소로기만 보아도 제비인가 의심 남비오작의 까치만 보아도 제비인가 의심 층암절벽의 비둘기만 보아도 제비인가 의심 춘일황앵의 꾀꼬리만 보아도 제비인가 의심** 가을 보내고 겨울도 보내고 새봄 오도록 컴퓨터 값도 못 건지고 애드벌룬 바람 새듯 즐거운 시동도 개털 되고 우리 처용이 몸 축났는가 두 눈 한 것이 얼굴만 핼쑥해졌다네 야야, 처용아 개고생만 했구나 막걸리나 한잔 빨자 사업실패 건수 잡아 붕붕거렸던 애욕의 마음 애무하려는지 끼리끼리 술잔 기울이니 읍내 탁배기집 주모 입만 함지박 그런디 좀 이상하구먼 통신판매 파리 날리면서 처용이는 왜 날밤 생으로 까고 있었을까나? 혼자 사는 우리 처용이는 시도 때도 없이 옆구리가 시려워 하룻밤이 여삼추 별도 달도 잠든 밤이면 밤마다 어디에 있나, 내 가?리 내 가?리, 내 가?리 주문 외우며 야구중계 즐겼다네 밤드리 야구장에서 노닐었다네 밤에 하는 야구중계도 있대유? 이런 버커리 테레비 놔두고 인터넷으로 즐기는 야구중계가 뭐겄어, 뭐겄냐고? 그래 무얼까? 경경耿耿 고침상孤枕上애 어느 ?미 오리오*** 분분한 소문처럼 대중없이 살구꽃 날리네 자욱하게 날리네 세상이 잠깐 싸구려 여인숙 손때 묻은 커튼처럼 연분홍 장막이네 갈까부다 갈까부다 장항선 타고 서울로 갈까부다 천리라도 만리라도 갈까부다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수진이, 날진이, 해동청 보라매 다 쉬어 넘는 동설령 고개 넘어 장가들러 서울로 갈까부다* 마을 사람들 헛물켠 마음이 우리 처용이 헛꼴린 거시기가 시부적 시부저기 수그러들었으니,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논이나 갈러 가시옵소서 그럼 뭐유, 야구동영상이라능규? * 판소리 「춘향가」중에서 ‘어사또 출두 후 월매 등장하는 대목’, ‘춘향이 이몽룡을 그리워하는 대목’ 각각 인용 변형. ** 판소리 「흥보가」중에서 ‘놀보가 제비 몰러 가는 대목’인용 변형. *** “근심어린 외로운 잠자리에 어찌 잠이 오리오”고려가요 「만전춘」 중에서 인용. **** 김소월 「진달래꽃」 중에서 인용. --- 「신처용가」 전문 한 삽씩 지붕 헐 때마다 시공을 건너온 햇살 파인 자릴 메운다 오봉산 꼭대기 에루화 돌배나무는 가지가지 꺾어도 에루화 모양만 나누나 땅속 깊은 침묵이 명정마저 녹였는가 실밥만 남은 흔적으로는 증조부모 백년 문장 읽을 수 없다 오봉산 꼭대기 채색 구름이 뭉게뭉게 만학의 연무는 에루화 바람에 휘날리네, 에헤요 어허야 영산홍록의 봄바람 오랜만에 바람은 시원하실까, 변해버린 산과 들판 둘러보고 혹 타향이라 여기지는 않으실까 한지에 싸인 한 무더기 뼈 가타부타 말씀이 없다 세월이 가기는 에루화 흐르는 물 같고 사람이 늙기는 에루화 바람결 같구나 희로애락이니 오욕이니 칠정이니 하는 것도 백년쯤 묻었다 꺼내보면 참말 개수작일 것 같다 천 냥이요, 이천 냥이요, 만 냥이요 동전 세 닢 자릿세로 던져 넣고 곱게 빻은 뼛가루 등성이에 뿌린다 바람아 불어라 에루화 구름아 일어라 부평초 같은 세월 끝없이 한없이 가잔다 우수수 나뭇잎 두드리며 바람에 날리는 햇살들 뻐꾸기라도 울었으면 좋겠다 손차양을 하고 먼 골짝 한참 바라보는 환하디환한 날 에헤요 어허야 영산홍록의 봄바람 *경기민요 「오봉산 타령」 중에서 인용 변형. --- 「환한 날」 전문 아파트 벗어난 늦은 오후의 산길은 호젓하다 발자국 따라오는 라디오도 앞지르는 마라톤 선수도 없다 혼자 걷는 길 길어지고 바람의 혀로 주고받는 나무들의 말소리 선명해진다 망개나무 이파리 위에서 미끄러지는 햇살, 누군가 푸른 망개떡을 돌리는지 풀벌레 신발 끄는 소리 들린다 나뭇잎 사이 귀엣말 같은 바람은 신들의 사생활에 관한 나무들의 후일담 그 또한 나무들의 사생활일 거라는 생각을 한다 발가락 사이 싹튼 모래알 털어낸다 나는 이 산길을 백년쯤 걸어왔다 --- 「백년 산길」 전문 러시아식 짝퉁 샤프카 눌러 쓰고 톱밥 난로 둘러앉은 염주처럼 둥그런 뒤통수들을 꽃이라 하면 어떤가 커피 전문점 엔젤리너스나 카페베네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디가나 흔해빠진 읍내다방도 아니고 합덕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그 이름도 청순가련한 딸기다방 오가는 길손보다 동네 꼰대들 죽때리는 딸기다방 투박한 손으로 그러쥔 쌍화차에서 모락모락 뜨거운 김 솟아오르고 시간이 멈춰버린 딸기 다방 눈은 내리고, 하염없이 내리고 열여덟 순정처럼 눈은 내리고 니코틴과 막걸리에 찌든 황금이빨 내보이며 꼰대들 하품하는 사이 담배 꼬나물고 들어서던 젊은 놈 후다닥 사라지는 저 허겁지겁 또한 꽃이라 하면 어떤가 여게, 방금 자네 아들놈 왔다 가던디 그놈이라고 뭐 눈 오는 날 집에 있고 싶겄나? 해가 바뀌거나 말거나 누가 오는지 가는지 그런개비다, 하는 꼰대들 삶의 배경으로 물러앉아 들판이 된 저 무위無爲의 병풍들을 백년 꽃이라 하면 어떤가 --- 「백년 꽃」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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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호 시인은 뼛속까지 들판의 장남이다. 농투성이의 삶과 들판은 수십 년이 지나도 ‘거기서 거기’인 변방이지만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과 같아서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것이다. 농촌과 그의 시가 애환을 견디며 아직도 소멸되지 않고 진행형으로 남아있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풍자와 해학으로 버무려진 말의 힘일 것이다. 시집의 제목이 ‘난장’이다. 말의 난장이다. 그 중심에 판소리가 있다.
시집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놀란고란이겅중최대한멀리뛰기」라는 지방 선거판에 뛰어든 한량의 이야기, 마을 공동 농산물 인터넷 판매사업을 벌이다 실패한 이야기, 평생 들판에서 늙은 농투성이의 이야기 등을 해학과 풍자를 바탕으로 썼다. 각 편마다 「흥보가」의 ‘놀부 화초장 대목’과 같이 판소리를 행과 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용 변형했다. 고려가요 「만전춘」 「쌍화점」등도 인용했다. 2부에서는 「표리가 부동하니」와 같이 선거 한량을 바라보는 농투성이의 시각을 비롯하여 농촌에 연고지를 둔 도시 생활자의 허세 섞인 이야기 등을 담은 시들이다. 판소리 「수궁가」중에 ‘별주부와 토끼가 처음 만나 기 싸움 하는 대목’등이 인용 변형되었으며 제주민요 「오돌또기」등이 인용되었다. 3부에서는 「도대체 누가 훔쳐갔을까유?」처럼 노인세대이자 독거세대가 대부분인 농촌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백년 산길」과 같이 자연의 무한성에 관한 시들로 구성 되었다. 판소리 「춘향가」중에서 ‘춘향과 이몽룡이 첫날밤을 보내고 월매에게 들키는 대목’ 황해도 민요 「몽금포타령」등이 인용 변형되었다. 4부에서는 「갱년기 가지나물」과 같이 시간의 한복판을 지나고 장년기에 접어든 기성세대가 겪는 세태와 「꼰대바지」처럼 농촌으로 회귀를 꿈꾸는 도시 생활자의 이야기 등을 실었다. 「진도아리랑」「창부타령」등 주로 민요가 인용 변형되었다. 해설을 쓴 김정숙 평론가는 “차승호 시의 미덕은 인간에 대한 은근한 애정과 생명을 길러내는 ‘땅’에 대한 믿음과 타자를 향한 건강성에 있”으며, “시집 ‘난장’은 시간과 지층으로 켜켜이 쌓아진 다양한 구전문학과 고향의 장소성과 입말이 결합된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차승호만의 스타일을 성취하고 있다.”고 말한다. 권덕하 시인은 추천사에서 “짓궂고 능청스런 사랑가, 등에 소금꽃 피운 희망가, 해학이 넘치고 서늘한 기운까지 품은 들노래가 가슴속 응어리를 풀며 땅과 하늘의 배가 맞닿은 곳까지 퍼져나간다.”라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시집 ??난장??은 재미있다. 토속적인 해학과 충청도 사투리의 구수한 입말, 육담(肉談) 등 공동체의 정서가 진득하게 녹아 있다. 그의 이야기에 독자들은 저녁 굴뚝 연기처럼 짜하거나 은근히 웃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뿌리가 바로 ‘농경’에 있음을, 그것은 아직 현재 진행형임을 자각하게 된다. 푸른 들판이 밥이 되기까지 논바닥 빈틈없이 지문을 찍는 농투성이들의 맨발처럼 차승호 시인의 ‘들판 서정’이 뜨겁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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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본받고 밥을 하늘로 삼고’ ‘들판 삽자루’로 산 말씀, 시인이 객지 떠돌 때 큰 힘이 된 참말을 걸쭉하게 쏟아놓는다. 논밭이 질펀해진다. 제자리서 본디를 지킨 토박이말이, 육담에 개소리까지 거름으로 썼나, 왁자하게 참꽃으로 ‘난장’을 이뤘는데, 시어(詩魚)들이 솟구쳐 뜻을 낚아채니, 짓궂고 능청스런 사랑가, 등에 소금꽃 피운 희망가, 해학이 넘치고 서늘한 기운까지 품은 들노래가 가슴속 응어리를 풀며 땅과 하늘의 배가 맞닿은 곳까지 퍼져나간다. 이야기 따라온 아라리에 웃고 우는데, 명천 선생의 ‘우리 동네’ 사람들 다시 만난 듯하다.
- 권덕하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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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호 시인은 줄곧 충청도 농촌과 농투성이에 대한 자화상을 투영해오고 있다. 그는 뼛속까지 들판의 장남이다. 수십 년이 지나도 ‘거기서 거기’인 변방이지만 농투성이의 삶과 들판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과 같아서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것. 이번 시집은 특히 충청도 특유의 입말과 판소리, 민요, 타령, 고려가요 등이 병치되는 즐거운 시동(詩動)들이 ‘난장’으로 펼쳐진다. 말의 난장이 그야말로 재미있다. “예당평야 무량수로 내려온 내력 고스란히 이어받은” 풍자와 해학으로 발화된 그의 노래들을 “백년 꽃”이라 하면 어떤가. 한결같은 뚝심으로 차승호만의 문체를 이루어낸 그의 시는 은근한 웃음 저절로 번지게 하는 쌀자루이자 고봉 밥그릇이다. - 함순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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