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미숙이 세상을 건너는 징검다리는 꽃이다. 채송화처럼 엎디어 울다가도 꽃향기만 있으면 마냥 그 앞에 쪼그라들어 앉아있다. 꽃 한 짐 지고 건너는 생, 연분홍 깨꽃 속에 웅크린 초록 벌레를 물큰 깨무는 상상을 하며 동백꽃 전단지로 날리기도 한다. 거기에는 이렇게 써 있다. 사랑하라, 사랑하지 마라. 이렇게 사랑하다 사랑하지 않다 봄을 만나면 비 되어 목련꽃 속살을 만지작거리고 분꽃 피면 눈가를 훔치며 저녁쌀을 씻어야 한다. 돌아온 자리, 시인은 먼저 화분에 물부터 주어야 한다. 꽃은 자신을 알아보는 오직 하나에게만 특별하게 핀다. 산수유 노란 점들처럼 수많은 특별함을 밟고 시인은 세상을 건너고 있다. 온통 놀이터인 세상을 꽃발로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