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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장롱의 노래/ 노랑 구두의 사랑/ 사랑은 농심 닮았다/ 가을이 가기 전에/ 울 엄마/ 사랑은 초보 운전/ 우리는 지금/ 동행/ 메아리는 노을을 타고/ 해당화 바닷가/ 면회/ 예술 동행/ 미련의 싹/ 그날/ 당신/ 하얀 나비/ 채송화 닮은 여자 제2부 오월의 풍경소리/ 배추밭 소고/ 전화벨 소리/ 국사봉에 오르면/ 진정을 나누는 것은/ 아픔도 지나면 웃음이 된다/ 약속에 기대어/ 동백 아가씨/ 설궁雪宮 속으로/ 허무를 붙잡고/ 동백꽃 되리/ 첫사랑 그 남자/ 동박새 기다리며/ 쓸쓸한 가을/ 안개비 사랑/ 두견화 피는 언덕 제3부 천태산 가는 길/ 어머니/ 간절한 기도/ 소쩍새는 어디로 갔을까/ 소중한 별 하나/ 마지막 모습/ 가을 숲에서/ 저녁의 질문/ 그런 날이 있지요/ 그리운 아버지/ 대문을 열어 두고/ 해바라기 사랑/ 산다는 것은/ 겨울 비탈길에서/ 계룡산 언덕/ 아버지 친전親展 제4부 풀잎 연가/ 나의 자리/ 까치집/ 둘 그리고 하나/ 하늘의 인연이여/ 별 하나 1/ 별 하나 2/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군요/ 다이어트/ 그대에게 - 소중한 선물 1/ 한 사람 - 소중한 선물 2/ 축복 - 소중한 선물 3/ 푸른 토양 - 소중한 선물 4/ 오송 지하도를 지나며/ 매물도 등대섬/ 새해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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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그날 너는
내게로 달려와 다정한 친구가 되었지. 추억이 하나둘 쌓일 때마다 너의 문 열고 온갖 것 보관했지. 사랑이 깊어갈수록 윤기나도록 너를 닦았고 노을이 흘러갈수록 그리움으로 네게 다가갔지. 나를 지탱하기 힘든 날 조용히 네가 있는 방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보따리를 쌌지만 결국은 처음처럼 나, 너와의 행복을 꿈꾸었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의 돛단배에 별 하나 매달고 알 수 없는 바다로 너를 떠나보내려 이별의 뱃고동을 울리고 있지. --- 「장롱의 노래」 중에서 아직 스무 살 청춘인데 아이 가졌으니 철없는 새색시 어머니 따라가는 오일장 버스 안 푸성귀 가득한 보따리 보고 입덧 나 군침 삼킨다. 지난밤 누렁이가 물어뜯은 신혼 신발에 속상해하시더니 어머니가 애써 키운 채소 한 보따리 노랑 구두로 변했네. 어머니 뭉클한 사랑에 부끄러운 손길로 막걸리 대접하고 알뜰히 용돈 모아 외투 한 벌 사드리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서산의 저녁노을 따라 술 익어 갈 때 어머니 거친 손 붙잡고 흥겹게 돌아오는 가벼운 발걸음15 어미 소 그리는 외양간 송아지처럼 반갑게 돌아오는 장날 하루. --- 「노랑 구두의 사랑」 중에서 오월의 풍경소리 산사의 풍경소리 수면을 스쳐 가니 화사한 꽃물결은 파르르 향 피우고 애써 호수 명경에 그리는 신록의 화장! 그대는 햇빛으로 창문에 어리대고 장미꽃 넝쿨들 불 꺼진 방 오르니 오월의 숨결 붉디붉게 번져온다. --- 「오월의 풍경소리」 중에서 햇살 가득한 밭골 연초록 노란 레이스 속치마 둘러 입고 배추들 무서리 맞고 단맛 들어 있다. 소금물에 절여 화려하게 양념하자 아삭한 맛, 되살아난다. 인내의 과정을 거쳐 어머니 손맛으로 거듭나는 배추김치. 눈물도 사랑도 뒤섞이고 한 우주의 인생살이도 부대낀다. 맛깔스럽게 숙성된 저렇게 잘 익어가는 삶이라니. 땅속에 묻은 항아리 안에서 미소 짓는다. 우리네 삶도 이 김장 김치처럼 잘 발효되기를 빌어 본다. --- 「배추밭 소고」 중에서 밤새 눈물 모아 만든 옥구슬 영롱하게 빛나는 아침. 그것들 얼싸안고 속삭이는 풀잎들의 합창 소리 들린다. 꺾이고 갈라진 상처만큼 힘들 것이라고 여기며 더욱 포근히 감싸는 저 초록 향기 바람에 부대끼면서도 온 힘을 다해 허공에 퍼진다. 어미 찾아 두리번거리는 어린 꽃사슴 눈망울에 서린 슬픔마저 풀잎은 말없이 제 가슴에 간직한다. 이것들 내 마음의 미련까지 까닭 없이 머무르게 한다. 나는 이슬을 먹고 자란 풀잎 소녀 오늘도 저 산 너머 행복 찾아 그리움의 휘파람을 불어대는데. --- 「풀잎 연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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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기쁠 때나 슬플 때 음악을 들을 때에도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가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삶의 무게를 종이 위에 풀어가노라면 잠자리 날개가 되어 가볍게 날아갑니다. 하늘에 별이 되신 어머니께 막내딸의 헌시를 올립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2025년 여름, 초록을 담아 전미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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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진 시인은 순정한 시선으로 동행의 시세계를 보여준다. 하늘의 별이 되신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 남편과 자식들을 향한 지극한 사랑, 그리고 타자의 아픔을 보듬고 어루만지며 일상을 가꾸고 행복을 나누는 시적 세계로 이끈다. “어미 찾아 두리번거리는 어린 꽃사슴”으로 형상화한 풀잎도 “저 산 너머 행복 찾아/그리움의 휘파람(「풀잎 연가」)”을 불어댄다. 사람과 사물에 이르기까지 이토록 간절하게 그리움과 사랑을 노래하는 이유는 행복을 나누는 삶에 깊이 마음을 둔 까닭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시각장애를 지닌 그녀”에게 “희망이란 눈동자 기증하며/소박한 꿈 펼치도록 하고 싶”(「채송화 닮은 여자」)다거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녀”에게 “더는 슬픈 일 없으라고/이 가을에 수채화 같은 마음”(「하얀 나비」)을 실어 보내며 행복의 연대 의식을 구체화 한다. “눈물도 사랑도 뒤섞이고/한 우주의 인생살이도”(「배추밭 소고」) 부대끼지만 “아픔도 지나면 웃음이 되는” 삶의 이야기들이 온기로 스며드는 이 시집을 펼치면 행복의 어느 순간을 만날 수도 있다. - 함순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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