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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나무가 있는 풍경
이선순
심지 20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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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붉은 단풍 꽃잎

들꽃/ 첫눈/ 천일홍/ 붉은 단풍 꽃잎/ 김장/ 간이역/ 낙화/ 비 오는 날/ 메밀꽃/ 희망의 노래/ 꽃물 든 길/ 가을의 열정/ 장독대/ 동백/ 숲속에서/ 가시밭길

2부 봉숭아꽃

민들레꽃/ 벚꽃/ 봄, 꽃/ 봉숭아꽃/ 겨울밤에/ 모과나무가 있는 풍경/ 노을/ 해바라기/ 국화꽃 향기/ 꽃 편지/ 할미꽃/ 봄이 오는 소리/ 봄, 꽃다운 꽃들/ 매화꽃에 빠진 날/ 문학산 둘레길/ 산사/ 윤아, 어여쁜 꽃

3부 석모도

산골 마을 사람들/ 능소화/ 석류/ 연꽃/ 동해바다/ 석모도/ 꽃무릇/ 봄, 들녘에서/ 천리향 꽃잎/ 세월/ 산수유 마을/ 담쟁이/ 망초꽃/ 꽃물 들이다/ 청산도의 봄/ 소나기

4부 어느 해 봄날

땅끝에서 온 선물/ 소래포구 어시장/ 겨울 강/ 바다가 보이는 집/ 산책길에서/ 수몰지구에서/ 둘레길을 걸으며/ 꽃밭에 앉아/ 갯벌 속 생명들/ 봄날은 간다/ 어머니 사랑, 꽃향기/ 뒷동산 진달래꽃/ 가을 연가/ 태풍 북상/ 신기시장에서/ 유림 일기

저자 소개 1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17년 《광진문학》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시아문학 회원, 광진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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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82g | 148*210*20mm
ISBN13
9788966272365

책 속으로

봄 햇살 따스하게 쏟아지는 날
뒤뜰에 연둣빛 무더기로 피는
하얀 냉이꽃

해마다 어김없이 제 몫을 다하네
향긋한 향기로 뒤뜰 가득 덮으며
봄 마중 나오네

봄비가 자작자작 내리는 날
빗소리 따라 앞뜰의 냉이꽃
아우성을 치네

누군가에게 몸뚱어리 다 내어주고
스르륵 제 생을 마감하는
저 생명의 꽃잎들이라니
---「봄, 꽃」중에서

땅에 떨어진 씨앗 하나
작은 싹으로 점점 자라
어느새 태양의 얼굴 닮아가네
온몸으로 붉게 타올라
햇살 더욱 받아 가네
하늘의 별들 내려와
동그란 얼굴 노랗게 만들어주네
한 생애 행복했느냐며
수 만개의 씨방 만들어주네
씨방들 하나하나 총총 눈부시네
가득한 우주의 빛
반짝반짝 별들 노래하네
하늘도 황금빛으로 물드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수만 개 씨방들
늦여름 하루하루 다 끌어 안네
환하게 웃으며 감싸 안네
---「해바라기」중에서

검붉은 이파리들 다 떨구고
모과나무 줄기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과 알들
샛노란 등불 밝히고 있다
불빛 반짝이며
저 샛노란 모과 알들
지금 무엇을 향해
모과나무 줄기를 떠나고 있는 걸까
겨울 향해 떠나는 저 모과 알들
제 몸의 샛노란 등불 들고
검붉은 이파리들
찾아가고 있는 걸까
저도 차츰 흙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되묻는 마음이 아리다
---「모과나무가 있는 풍경」중에서

갈바람 능선 길에
낯익은 얼굴이 보이네

저 산허리춤에
불씨 하나 지펴 놓고
훨훨 타오르고 있네

갈잎 줄기 타고 뿌리까지
달아오르는 붉은 꽃잎

한고비 지나자
그 꽃잎 다 떨구고
줄기만 남아 있네
---「붉은 단풍 꽃잎」중에서

겨울밤 싸라기 같은 첫눈이 흩날린다
창밖의 가로등 불빛은 하얗게 쌓인 눈을 비추는데
이리저리 뒤척이며 쉽게 잠들지 못한다

누구를 기다리지 않는 데도
겨울밤을 흐르는 시간이 작은 여백을 만든다

여백은 멍하니 불러보는 사람일는지도 모른다
하얀 눈이 내릴 때면 귓가에 빈 하늘만이 맴돈다

---「첫눈」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어느 해 봄날이었다 꽃잎 가득한 공원에 앉아
한 편의 시를 쓰고 싶었다

봄기운 살며시 나를 감싸고 있을 때
잊었던 기억들 하나하나 시로 엮고 싶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얻은 삶의 시어들,
봄날에 피어나는 홍매화 향처럼
은은하게 피어 있으면 좋겠다

2023년 봄날
이선순

추천평

이선순의 시편들 속에는 꽃의 이미지가 많다. 시인에게 꽃들은 삶의 희로애락을 돌아보게 하고 질문하고 화답하게 하는, 시적 발화의 중요한 모티브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어느 꽃이고/피고 있는 걸까 지고 있는 걸까”(「매화꽃에 빠진 날」) 묻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몸뚱어리 다 내어주고/스르륵 제 생을 마감하는/저 생명의 꽃잎들”(「봄, 꽃」)을 통해 저물어가는 인생의 쓸쓸함을 담아내기도 하고 “담장 가까이 온몸을 붙이고/이파리를 키워내/제 사는 곳 붉게 만드는 담쟁이”(「담쟁이」)를 통해 사랑의 애잔함을 녹여내기도 한다. 즉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사물의 외연에 숨어 있는 눈물과 그리움, 그림자와 발자국을 짚어보거나 미움과 슬픔도 닦아내며 삶의 향기를 얻는 것이다. 우리의 “웃음꽃”, 「윤아, 어어쁜 꽃」을 찾아가는 서정이 은은하다. - 함순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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