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세상에 내보낸다는 건, 그 노래가 이제 더 이상 나만의 노래가 아니라는 뜻이다. 사람과 시대와 노래가 만나 일으키는 화학 작용은 때로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노래를 이끈다. 이랑의 노래는 어쩌면 그런 운명을 타고난 노래다.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과 노랫말에 숨은 이야기의 나이테를 하나하나 짚으며 어떤 곡은 이래서 내가 공감했구나, 어떤 곡은 이렇게 내가 오해했구나 새삼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단 하나 변하지 않은 건, 〈잘 알지도 못하면서〉부터 〈SHAME〉까지 이랑의 노래가 쌓아온 시간 속 이랑도, 이랑의 노래도, 이랑의 노래를 밍기뉴 삼아 웃고 운 사람 모두가 하나도 빠짐없이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놀랍지 않은가? 잠시만 삐끗해도 퇴보나 도태를 두려워해야 하는 위태로운 세상 속에서, 이랑의 노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성장했다. 심지어 마음껏 웃고, 마음껏 울면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마음을 들여다보며 쓰는 게 괴로울 것이라고 했지만, 이쯤이면 이랑도 깨닫지 않았을까 싶다. 자신도 주위도 울리다 웃기고 결국 성큼 성장하고 만, 자신이 만든 결코 작지 않은 세계를.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이렇게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