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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짝 놀랐다. 갑자기 내 앞에 소리 극장이 펼쳐진 것이다.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소리들이 시인을 통해 현실이 되었다. 적어도 음악가인 나에겐 그랬다. 마치 직접 들은 것처럼, 시인은 소리의 아주 섬세한 차원까지 들어갔다 나온다. 시라는 게 ‘시’라는 이름을 갖기 전엔 이런 게 아니었을까? 세상의 많은 시를 읽어봤지만, 이토록 소리로 충만한 시가 있었을까 싶다. 심지어 시인이 ‘향’, 즉 냄새와 ‘맛’을 말할 때도 소리는 들린다. 또한 시인이 들려주는 소리를 통해 시인과 나의 옛 시간이 겹치고 서로 대화한다.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이지만 무척 가까운 사이인 것 같다. 이런 경험이 이 순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이른바 ‘예술’이라 하는 인간 활동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 작곡가에게 가장 큰 행복은 작품에 담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날 때입니다. 작품에 담긴 작곡가의 마음을 아는 것은 그러나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축적된 지식과 경험에서 비롯된 혜안과 깊은 감수성으로 작곡가를 격려하고 때로는 충고하는 일까지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황봉구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두 가지가 분명해졌습니다.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이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입니다. 저의 작품 활동의 길잡이가 되어 주시는 황봉구 선생님의 또 다른 저서가 마치 보물처럼 제 눈앞에 놓여 있습니다. 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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