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한 그의 손을 쥐어본 이는 알리라. 그가 얼마나 뜨겁게 신성한 삶을 일구어 왔는가를. 감히 그런 손을 소유하기란 책상머리를 잠시도 떠나본 적이 없는 이로서는 거의 엄두를 내지 못할 일. 그래서 그의 시에서는 현장의 짙은 땀내가 진동한다. 대못을 두드리는 굳건한 망치질 소리며, 사각거리는 톱질과 대팻날 소리가 어울려 새어나온다. 거뜬히 생의 묵직한 육괴를 주저 없이 짊어온 그의 문학. 매번 그가 부쳐온 책들을 펼치며 얼마나 부끄럽고 뺨이 화끈거렸던가. 흥건한 소금땀과 치열하게 연장을 부리는 시편들 앞에서 얼마나 막막하며 경건해졌던가. 하지만 이제야말로 노역을 내려놓고 안식을 얻어야 할 때, 그에게 휴식을 종용하기 위해 여러 벗들이 뜻을 모아 이 책을 엮었다. 이제 그만 등짐을 벗고 보드라운 평온과 고요의 품에 안기기를. 흔쾌히 그가 권유를 받아들일지는 지극히 의문스러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