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신기하다. 읽기도 전에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이야기’라는 예감이 강렬하게 드는 작품은 역시나 어김없다. 나와 비슷한 생김새를 하고 있을 아시아계 뉴요커 청년들의 친근한 표정과 위트 있고 사랑스러운 대사가 가득한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가슴이 기분 좋게 두근거렸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는, 마음속에 동심원 모양의 조용한 파문이 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크고 무서운 도시 속 작고 태없는 셋방에서 안간힘을 다해 살아가는 사회 초년생 니나, 실비아, 그리고 시린. 불안과 회의감의 먹구름, 차가운 자기혐오, 뜨거운 민망함, 걱정의 회오리가 두서없이 몰아치는 날 서로를 떠올릴 게 분명한 세 친구들의 삶과 우정, 일과 사랑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야기 속에서 부커상 수상 작가로 등장하는 베로니카가 이 세 청년과 친구가 되면서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삶으로 보여주는 메시지가 분명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에도 따사롭고 잔잔한 울림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