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주의적 지정학이 다시 힘을 얻는 지금, 분단을 일상으로 살아온 한국 독자에게 국경을 다시 사유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국경을 지도 위의 안정된 선이 아니라 정치적 통치와 경제적 지배 속에서 개방과 폐쇄, 차단과 연결이 끊임없이 충돌하며 만들어지는 공간으로 본다. 국경은 공항 검색대와 스마트폰, 이주민의 몸 위에서 작동하며 열리고 닫히고 이동한다. 분단, 세계화, 케이팝과 케이드라마,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와 유학생을 대하는 서로 다른 태도에서 보듯, 국경은 우리와 타자를 향한 양가감정이 구체화하는 장소 아닐까. 세계 질서의 균열과 각자도생의 흐름 한가운데에서, 이 책의 비판지정학은 철학, 인류학, 페미니즘, 예술과 결합해 국경에 얽힌 권력의 작동을 예리하게 짚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