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권력은 법을 따라 흐른다. 법권력이 검찰과 같은 소수의 법기술자들에게 포획되어 있는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권력은 법의 외피만 둘러쓰고 있을 뿐 그 자체로 폭력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삶을 옥죈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법과 정의가 부재함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서 김학의 사건을 다룬다. 단일하되 여러 갈래의 분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그 사건을 낱낱이 파헤치고 추적함으로써 집권하자마자 “유권자들을 배신한” 검찰정권의 생생한 민낯을 드러낸다. 실제 김학의 사건은 우리 검찰이 가진 권력의 질과 양을 측정하는 시금석이 된다. 조직 구성원의 비리나 불법조차 눈감고 덮어주는 권력, 그런 권력을 통해 마치 자기 조직은 무흠결의 절대권력인 양 전횡하는 권력, 나아가 조직에 균열을 내며 그들의 비리나 불법을 드러내고 교정하고자 하는 내부자를 배신자로 규정하고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는) 깡패”의 권력까지 이 사건에 압축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배신(betrayal)과 전승(tradition)은 동일한 어원을 갖는다. 이 책은 검찰이라는 조직 안에서 이 배신과 전승이 어떻게 교차하며 어떻게 취사선택되는지를 정확하게 찍어 낸다. 아울러 그 이야기를 통해 가당찮게 국민을 배신하고도 그것을 자신들의 권력으로 전승해 온 검찰국가의 본질을 꿰뚫어 보게 한다. 혹은 군사정권을 내칠 수 있었던,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이 이런 검찰국가를 배신하는 우리 국민들의 오랜 전통임을 단언한다. 요컨대 《검찰국가의 배신》은 배신의 계보를 오래된 미래로 현시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