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작인 『출항』(1915)에서부터 시작된, 적절한 문학 형식을 찾아 나선 울프의 모더니스트적 항해는 바로 그녀의 내면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그 내면세계의 기저에 놓여 있는 것이 바로 성gender의 문제이다. (……) ‘자기만의 방’과 ‘오백 파운드의 돈’의 일차원적 의미의 관점에서, 그리고 가부장제 아래 여성의 억압과 그것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관점에서 이 작품을 보고 마는 것은 작품에 대한 정당한 대우가 아니며 알맹이를 놓치는 일이다. (……) 울프가 말하는 ‘자기만의 방’은 “여성이 남성처럼 글을 쓰고, 남성처럼 살고, 남성처럼 보이”기 위한 곳은 아닌 것이다. 울프는 이 글의 여러 군데에서, 특히 후반부에서 암시되고 있듯이, 가부장제 재현 체계의 그물에 걸려들지 않은, 아니 걸려들 수가 없는 여성 고유의 가치와 “기록되지 않은 몸짓과 말해지지 않은 또는 반쯤 말해진 것들”의 위력을 인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