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규 시인은 이른 봄이면 오일시장을 돌며 묘목을 팔고, 가을이면 김장 고추를 파는 장돌뱅이 시인이다. “동트기 전 아랫장/구멍 난 사각 페인트 깡통에 꽃을 심는다.”(「새벽 불꽃」) 그 뜨거운 꽃을 피우는 것은 “공사장에서 쓰이다 잘린 못 박힌 각목”, “어시장에서 삼십 년 몸담았던/비린내 나던 생선 상자” 등이다. 시인은 이렇듯 순천, 광양, 구례, 여수 오일장을 돌며 삶의 불꽃을 활활 피우며 시를 꽃피우고 있다. “들어갈수록 점점 더 깊고 어두워”(「시詩」)지는 시의 길이어도 “지는 꽃은 한 줌 희망으로 남는다.”라는 소망으로 시를 쓰고 있다. 시인의 건강한 오일장의 노동과 경전처럼 시를 대하는 태도가 늘 미더움으로 다가와 앞날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