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찬 시인의 첫 시집 원고를 마주하니 25년 전, 그러니까 1999년 [푸른시] 동인 활동을 함께 시작하던 청년 시절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치열하면서도 따듯함을 잃지 않았던 김성찬의 시편들에서는 언제나 낮은 울음을 머금고 있는 영일대 바닷가 해조음(海潮音)이 묻어 있는 듯했다. 세월이 한참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데, 그 아린 노래는 “새벽녘 해소 기침 끝에 목선(木船)을 밀어/푸르디 깊은 해협을 노 저어 나아가는 아비의 얼굴”(「슬픔의 민낯」)처럼 먹먹하기만 하다. “잎 다 져 홀로인 나목(裸木)”(「순례의 밤」)이 되어 이승의 강을 건너가던 어미를 소환하는 장면에서는 그 누구라도 김성찬식 生의 쓸쓸함에 대해 동조를 하게 될 것이다. 그 쓸쓸함이 김성찬 시의 힘이자 원천이다. 첫 시집이 비록 많이 늦었지만, 늦은 만큼 각오도 남다를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 김성찬의 시가 어떤 빛깔의 내용으로 다시 우리에게 번져올지 자못 궁금하고 기대하는 바가 몹시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