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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근
국내작가 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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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근
국내작가 문학가
1962년 경주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불교문학』으로 등단, 2001년 『현대시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오래 전에 죽은 적이 있다』 『번개를 치다』 『태양의 족보』 『눈과 도끼』가 있다. 제1회 <지리산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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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추천

  • 구판우 시인은 묻어갈 줄 아는 사람이다. 그는 생존을 지탱해 주는 ‘식탁’의 상징을 통해 화합을 지향하는 휴머니스트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묻어간다’는 말은 얼핏 들으면 비겁한 사람의 행동을 지적하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주지만 시인은 그것을 역으로 한 번 더 돌려서 독자에게 제시한다. 단번에 주목을 끄는 역설적 수사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식탁은 입맛을 홀리는 무덤이다/끼니마다 다소 빈약해 보여도 육체를/거스르는 법이 없다/문 걸어 잠그는 일 없이 곧이곧대로 묻어간다는 말이다”(「묻어간다는 말」) 식탁을 ‘무덤’이라고 표현하는 시적 통찰이 놀랍고 아름답다. 식탁은 식사를 도와주는 도구이지만 죽을 때까지 우리의 생존을 둥글게 품어주는 장소이기도 하므로 무덤과 같은 것이다. 『청소부 나라의 별』은 이러한 구판우의 예리한 통찰력이 직조해 낸 빛나는 시집이다.
  • 이명기의 시에는 ‘선비 정신’이 깃들어 있다. 뼈 말 같은 것인데, 다단한 세파에 일일이 대꾸하지 않는 대신 아물고 단단해질 때까지 되새긴 자문자답으로 원상처의 정곡을 찌른다. “언젠가 몸이 떠돌던 곳을, 그 순간들을 떠올려본다./ 언제나 떠도는 것은 상처였으나,/ 그것은 중심이었다.”(「시인의 말」). 시인은 첫 시집 『식물의 시간』에서 인내하는 상처들에 무한한 경배를 보낸 바 있다. 이번 시집이 나오기까지 18년 동안 묵혀 온 세월도 ‘식물의 시간’에 다름 아닐 것이다. 시인은 오래된 처마 아래서 “저 빗방울이 파놓은 단단한 파문들/ 저 빗방울이 파놓은 단단한 울림들”(「오래된 처마 아래서」)을 불러내어 그 사연과 내력들을 껴안고자 한다. 시인은 ‘모르는 것에 대해 묻지 말고 바라볼 것’을 주문하고(「몰운대」), ‘바닥에 엉망으로 흩어져 있는 멸치’의 존재를 감각하며 어떤 대답을 슬쩍 내놓는다.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 누군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그렇게 누군가 다시 돌아와 서로 뉘우칠 때까지”(「멸치」). 시의 궁극은 헤어진 그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일 테다. 그래서 화해와 대동의 세상이 오기를 갈망한다. 이명기 시인은 돌올한 선비의 자세로 자신을 성찰하고 모든 지나간 것들의 상처를 위무한다. 시인은, 시는 응당 그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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