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글도 한지에 쓴다고 믿어요. 한지에 써낸 문장들은 질기고 부드러운 질감으로 발현될 테지요. 구김조차 멋스러운 한지에 표현된 제주는 어떤 섬일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아무도 손대지 않은 순정한 자태만으로도 한지의 존재감은 아찔하기만 한데, 그 위에 그녀의 붓질이 닿아 채색된 제주는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여행으로 느낀 제주는 넓어서 경이롭지만 거주하면서 느낀 제주는 깊어서 말문이 막힙니다. 그 깊이를 아는 그녀가 제주의 속삭임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냈지요. 그녀가 제주에 산다는 사실이 나는 좋아요. 그녀는 혼자가 아니기에 나보다 제주를 아름답게 본다는 사실도 좋아요. 그녀의 세상이 은은하고 달콤하며, 풍요롭고 간지러워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