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 있는 집안이라는 말이 있다. 권수진의 시를 읽다 보면 그 말이 실감이 난다. 권수진의 시를 읽다 보면 그 ‘뼈대’가 느껴진다. 줄기가 굵고 가지가 단단하다. 그 뼈대 위에 잎과 열매를 달면 벌 나비가 날아오는 시가 된다. 시집 전체를 보면 이렇다 하게 비상하는 시는 없고 그렇다고 못난 시도 없다. 시들이 균질하고 전체적으로 탄탄하다. 하나라도 삐끗한 작품이 없으니, 그의 시에 신뢰가 간다. 그의 시집에서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내가 점점 작아지는 일이다.(비누의 자세) 그의 삶도 겸손하다. 그는 누구나 자기 이름을 내려는 아우성 속에서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그의 구두도 그의 보폭을 기억한다. 나는 그가 문학사에서 언젠가 커다란 사고를 칠 거라고 예상한다. 나는 이런 후배가 있어서 자랑스럽다.
이영탁은 소설가이기 전에 시인이다. 경남 진해에서 살다가 강원도로 이사 가더니 불쑥 소설집을 내놓는다. 아주 개성이 강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놓는다. 이영탁은 소설을 신명으로 쓴다. 말이 춤을 추고 노래한다. 이영탁은 세상에 할 말이 많다. 그의 이유 있는 변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