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순의 수필을 읽으면 우선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워진다. 지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사물과 사건들을 그려 내는 솜씨가 그러하다. 또한 소소한 사물들의 특성을 놓치지 않는 예리한 시선과 표현력으로 사람의 일로 치환하는 작법이 그러하고 자연의 세계를 대접하는 인간미가 그러하다. 똑같은 일도 작가만의 시선, 작가만의 해석, 작가만의 체험을 덧입히는 창작의 참신성은 작가로서의 덕목을 보여 주는 일이다. 수필의 본뜻을 설說하다에 집중시키고, 핵심을 차근차근 풀어서 이야기하는 충실한 태도로 단정하고 수준 높은 필법을 보여 준다. 이는 어떠한 형식이나 제약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일이기도 하다. 평범함 속에서 개성적인 필법과 시선으로 사람의 일과 자연과 사물의 관계들을 풀어낸다. 그런 속에서 서정적이고 공감이 가는 수필의 진수를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