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살에 오른 지리산에 매료된 후 히말라야와 알프스, 아시아의 여러 산을 올랐다. 그러다 산을 달리기 시작했고 산악 잡지도 만들었다. 월간 [사람과 산], 매거진 [PAPER]에서 얻은 10년 차 에디터라는 이력보다 30여 개 대회 1500킬로미터를 달린 트레일러너라는정체성이 더 애틋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록되거나 검색되지 않는 산에서의 순간들을 사랑한다.
달리기는 나에게 많은 것을 선물했다. 달리지 않았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세계를 누볐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나도 모르게 조금씩 당근과 채찍 사이를 오가는 경주마가 되어갔다. 왜 달리는지 알지 못해 때때로 방황했다. 그러한 나에게 《본투런》은 달리는 기쁨,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그 순전하고도 위대한 기쁨을 되돌려줬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달리기에는 어쩌면 정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그동안 많은 산을 찾아다녔지만 정말이지 산의 세계는 무한하며 아직도 여전히, 내가 산을 배우고 싶어 한다는 걸 새삼스레 깨닫게 해준 책이다. 읽는 동안 반짝이는 눈빛과 요동치는 심장으로 세상의 산을 궁금해했던 지난 시절이 떠올랐다. 산을 향한 마음에 높이와 넓이와 깊이를 더하고 싶은 이들과 함께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