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에서 일하면서 성공의 상한가와 실패의 하한가 사이에서 탐욕과 불안을 배웠다. 인간의 욕심이 존엄을 이기는 걸 당연하게 생각할 즈음에 자신에게 물었다. 어쩌다 이런 인간이 되었을까. 그 물음은 나를 철학으로 데려갔다.
철학은 처음에는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나중에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점심시간에 철학자들의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그 문장들 속에서 내가 배운 것은 이론의 철학이 아니라 당장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낼지 일러주는 실천의 철학이었다.
철학을 알게 될수록 이 위로를 혼자만 쥐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자랐다. 늘 심각한 표정의 동기도, 가장 큰 목소리로 건배를 외치던 선배도 자기 이름 대신 직급으로 불리며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혼자 철학책 읽는 사람에서 곁의 사람과 마주 앉아 대화하는 사람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나와 같은 김 부장을 위한 오랜 마음에서 태어났다.
증권유관기관에서 27년째 일하고 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회사를 다니며 철학상담치료학 석사 학위를, 지속가능성의 윤리에 대한 논문으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기다움을 회복하는 길은 언제나 걷고 읽고 쓰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와 《철학하는 50대는 미래가 두렵지 않다》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