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세상을 조용히 듣겠다는 사람은 드물다. 박수인은 듣는 사람이다. 그는 들려온 소리를 조심스럽게 분석하고 해석하며 그 소리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숨겨져 있던 관계를 드러낸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그 순간에도 모든 소리를 그 자체로 존중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듣지 않겠다는 의지,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신중함, 미세한 소리도 무시하지 않겠다는 다정함이 그의 글에 담겨 있다. 그는 그것을 ‘사랑하는 듣기’라고 부른다. 이 책에는 그 태도가 만들어내는 사유의 깊이와 따뜻한 감각이 담겨 있다. 사람과 사물과 환경에 대한 배려가 함께 깃들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음악과 소리에 대한 새롭고 흥미로운 생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이 세상이 소리로 가득 차 있음을, 그리고 세계를 듣는 자신의 방식이 어느새 조용히 바뀌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