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백우인 시인을 닮은 인사동의 ‘코트’라는 신비로운 예술문화공간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그는 바리스타의 모습으로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그를 내게 ‘종교철학자’로 소개한 지인의 수식어와는 괴리감이 느껴지는 어떤 미지의 기운을 그는 내뿜고 있었다. 나는 그냥 맛있게 들이킨 커피를 그는 진중하게 만끽하며 그 안에 담겼을 흙내와 과일 향, 태양의 온도와 빗줄기 같은 것들을 떠올렸다. 그것은 가벼운 감상을 넘어 그가 느꼈던 감각의 원천에 대한 예찬이었다. 아, 그는 시인이구나.
그가 내렸던 커피처럼, 이 시집은 따스한 온도에서 자연의 향내를 품고 희노애락의 일화들을 때론 찬란하게, 때론 잔잔하게 펼쳐놓는, ‘존재함’에 대한 선사다. 마치 냉소적이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우리가 찾으려했던, 그 ‘희망’을 찾아주는 ‘노랑부리저어새’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