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서 여기까지 온 동안 가장 가까운 친구를 말하라면, 정천구 교수를 들겠습니다. 정 교수는 수재 형이고 모든 분야와 영역에서 학식이 뛰어난 발군의 학자였습니다. 그는 계속 연구하고 정진하는 학구파이면서 종교지도자이고, 학덕과 경륜을 갖춘 선각자였습니다. 정 교수는 길이 아니면 아니 가고 상규에 어긋나는 일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몸가짐이 반듯하고, 절도가 있는 모범생 기질이었습니다. 그의 말은 신의가 있어 그대로 믿으면 되었습니다. 등단 수필작가로서 인문학적 소양과 클래식 음악도 수준급이었고 미적 감각도 출중했습니다. 그것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그의 학문 영역 만큼 깊고 넓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