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 토빈은 ‘떠나는 여자’라는 오래된 이야기를 가장 낯선 방식으로 쓴다. 새출발의 낭만과 약속을 아름답게 그려내면서도, 그 과정에서 치러야 할 현실적인 분투를 외면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소설이 다른 차원에 도달하는 것은, 쌓아 온 서사를 더 복잡한 고민의 배경으로 내어주는 작가의 결단 때문이다. 인물의 두 번째 용기를 마주하며 우리는 단순한 해방감을 넘어, 인생을 어렴풋이 예감하게 된다. 덫을 닻으로 뒤바꾸는 자유는 전 생애에 걸쳐 쟁취해야 한다는 것을. 인생은 다시, 라는 뱃고동을 울려야만 출항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많은 이들이 떠날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이 돌아와 더 깊이 주저할 때도, 소설은 여기 남아 그들을 기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