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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유지혜
김영사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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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유지혜 신작, 미움 한 점 없이 오롯하게 사랑으로
작가 유지혜의 신작 에세이. 유럽을 거닐었던 전작들을 지나 이번에는 유지혜의 세계로 포근히 빠져든다. 가을만의 자태, 냄새들, 사람들, 일상, 손편지, 무한한 사랑이 넘실거리는 이야기들. 그의 글마다 묻어나던 단단하고도 한없이 맑은 다정함, 그것이 늘 사랑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2021.11.23. 에세이 PD 김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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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관련 동영상

목차

펴내며 사랑의 안전지대를 넘어

● 1부 동경할 때는 누구나 어린아이가 된다

가을만의 자태
피아노 배우기
잊기
냄새들
진짜 시들은 달아나지
착하지 않은 말
일대일의 예술
깨끗한 이별
영원한 여자친구
일상적 영웅
생일 아닌 날
비비안 웨스트우드
우리는 어린 조르바였다
위스키
봄은 길을 짧게 만든다
조용한 성공
없는 불행

● 2부 그곳에 두고 온 마음
그들은 예뻤다
마지막 런던
기분을 꿔주는 은행
모든 아이들은 천국에 간다
우리가 함께하기 전까지 여름은 시작되지 않아
사이
후쿠오카 노부부
심야 서점
내 안의 섬
손님
거실 없는 집
내면의 땅

● 3 사랑 다음은 사랑
유행어
고양이 에릭
네 삶 이전의 우정
그가 주인공이 될 때
춤추는 것은 사랑하는 이들의 특권
잠든 얼굴은 미워하기 어렵다
느리게 걷는 마음
나는 노력하지 않아도 그 속에 있어
향수가 된 글
나의 택배 기사

마치며 사랑이 유행하는 세계

저자 소개1

수필가.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우정 도둑』,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쉬운 천국』 등 삶과 여행의 경계에서 쓴 5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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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30g | 130*196*14mm
ISBN13
9788934980223

책 속으로

가을날에는 우아한 상쾌함만이 있다. 차분해진 날씨만큼 우리는 어떤 생각도 가공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볼 수 있다. 하지만 가을은 빨리 사라진다. 어떤 것도 책임지지 않는 홀연함으로. 되바라지게 더운 여름과 되바라지게 추운 겨울, 한 해의 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봄은 자기 몫의 여운을 꽤 챙겨가는 데 반해 가을은 그 정취를 느끼기도 전에 스르륵 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그 어떤 때보다 더욱 심혈을 기울여 우리에게 주어진 찰나의 가을을 붙잡아야 한다.
--- p.14, 「가을만의 자태」 중에서

내가 기대하는 날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오늘 같은 날이다. 두 번 우린 차 같은. 연해서 탈이 날 리 없는 고요한 편안함이 있는 그런 날. 때마침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생일을 참 조용히 보내는 너. 오히려 생일 아닌 날들에 더 왁자지껄 행복한 너를 생각하며.” 밖을 나서니 특별한 날이 아닌 보통의 날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하얀색 도화지처럼 평범해서 눈부신 날들. 이유 없이도 축하해야 할 날들이.
--- p.74, 「생일 아닌 날」 중에서

여행은 창문을 만드는 일이다. 내 안에 갇혀 있을 때도 밖을 볼 수 있게, 걸음 없이도 걸을 수 있게 한다. 눈을 감았을 때도 보이는 경치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많이 걸을수록 그 창문은 커지며, 견고해지고 그 안의 풍경은 내 신체의 일부처럼 애틋해진다. 힘겨운 날에도, 벅찬 날에도 눈만 감으면 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요즘 나는 눈을 감고 하루의 기분이 될 장면들을 자주 빌려온다.
--- p.118, 「기분을 꿔주는 은행」 중에서

나는 가끔 내가 태어나지 않은 곳에 대한 희한한 향수를 느낀다. 그처럼, 세상의 손님이 되어 떠돌던 시절의 영향이다. 그리움이 심해지면 그의 책을 펼쳐 위안을 얻는다. 그러다 더 이상 특별한 삶, 특별한 나를 갈구하지 않는다. 그 시절은 그 자리에 두고, 평범한 오늘을 산다. 평범을 권태로 착각하지 않으며.
--- p.165, 「손님」 중에서

혹은 내가 올린 게시물에 댓글이 달려 확인해보면, 사랑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그렇게 나와 내 친구들은 마음의 알맹이를 남발했다. 사랑은 아무리 말해도 그 색이 연해지거나 닳거나 부서지지 않았다. 모든 사랑의 말은 포장지에서 방금 꺼낸 것 같았다. 평생 써도 좋을 우리의 유행어였다.

--- p.184, 「유행어」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토록 섬세하고 다정한 오직 유지혜만이 쓸 수 있는
‘사랑’이 전부인 세계로의 초대


특유의 사랑스러움, 당돌하지만 예의 바른 표현,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그 시절의 해설은 유지혜만이 할 수 있는 재주다. 그의 글은 몰래 누군가의 밀회를 지켜보는 듯하고, 풋풋한 연애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이 들게 하며, 그가 떠난 곳에 함께 놓인 듯한 기분도 들게 한다. 그는 내내 여행자였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보다, 타인의 삶과 풍경을 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일까. 그는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여기지 않는다. 매년 다른 가을의 풍경, 자신을 채우는 책, 사랑하는 부모님, 지난 연인, 낯선 찻집에서 만난 이름 모를 중년 사내들의 대화, 지독하게 귀여운 반려 고양이…. 매사를 여행하듯 모든 것을 기꺼이 행복한 마음으로 흡수한다. 그는 이러한 모든 일상의 지속을 ‘사랑’이라고 부르기로 하고, 감사에 헤픈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사랑을 차곡차곡 쌓으며 내면에 사랑만이 가득한, 오직 유일한 유지혜로 거듭났다.


사랑은 우리의 삶에서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사랑은 늘 충분하다.
더 이상 여행을 바라지 않는다. 내게는 충분한 사랑이 있기에.
사랑이 곧 여행이다.
나는 이제 어디서든 여행할 수 있다.
사랑의 안전지대를 넘어.


책의 제목이 지어지기 전, 꽤 오랫동안 이 원고의 이름은 ‘오직, 사랑뿐’이었다. 작가의 글을 읽으면 ‘사랑’밖에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의 삶도 골자는 ‘사랑’이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눈을 바로 보고, 힘껏 웃어주는 작가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사람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읽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참으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낱말들이 이 책에 담겼다.


유지혜 작가가 새벽 내내 동경하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동경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떠올려보는 시간


작가는 자신이 애정하는 것들에 대해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 어떤 것도 덜 다루어지거나 ‘그냥’ 다루어지지 않았다. 일례로 ‘냄새’라는 주제를 여덟 페이지에 걸쳐 풀어내며 그 냄새가 왜 좋은지, 그 냄새가 어떤 기억을 소환해 특별하게 자리 잡았는지, 무엇 때문에 그 냄새를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지에 대해 순수하고, 농밀하게, 때로는 귀엽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보였다. 그가 공개한 사랑의 목록들을 보면 그것이 무엇이든 너무 소중해 밤새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마저 든다. 어쩌면 작가는 무엇이든 기록하고, 마음에 새기길 좋아하는 욕심쟁이 같지만 사실 흘러간 것에 대한 존중도 서슴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결코 아쉬워하지 않는다. 청춘의 소실을 겪으며 만들어진 다양한 마음의 모양과 어쩔 수 없이 망각해버린 시간까지, 그는 자신이 느낀 모든 감정을 ‘시’라고 이름 붙이며 앞으로 자신을 채울 순간들에 대해 무궁한 기대를 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을 드러내며 읽는 이에게 묻는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들은 무엇이냐고.’


나는 때때로를 놓침에 기뻐한다. 그리고 실감한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은 기록되지 않았음을.



매력적인 어른이란, 사랑의 전파자로 사는 것
우리가 꿈꾸는 세계란, 미워하는 마음은 일절 없는
사랑이 유행인 세계


유지혜 작가는 책의 말미에 사실 자신은 사랑보다 미움이 많은 아이였다고 고백한다. 못생긴 마음을 들키는 일이 수치스러워 딴사람이 되어보기로 마음먹고 ‘감사하기’ 연습에 돌입했다. 그의 나이 고작 열다섯, 불평을 줄이고, 감사하는 순간을 늘이니 어느새 그 마음이 주변을 통해 번져나갔고, 그렇게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매일 새롭고, 애틋한 일상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청년이 된 작가는 줄곧 사랑에 대해 썼다. 쓸 줄 아는 게 오직 그것뿐인 것처럼. 하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이따금 슬픔, 우울, 혼란, 체념의 감정이 찾아올 때면 재빨리 그 모든 감정을 ‘사랑’이라고 이름 붙여버렸다. 그러니 괴로운 마음이 어느새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사랑이 이긴 셈이다.


열다섯 살. 그때부터 절실한 믿음을 갖게 됐다.
‘우리’에 대한 믿음, 세상에 대한 믿음,
사랑으로 세상과 사람을 달리 보는 눈빛의 믿음.
내게 사랑은 은유가 아니라 본능이고 직관이었다.


저자는 지난 책에서 ‘사랑해, 라는 말은 이미 들어봤다며 마다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이라는 말로 첫 장을 열었다. 그의 연장선으로 사랑이란 언제나 더 주어야 하는 것, 더 받아야 하는 것, 그러므로 모두에게 공평하게 듬뿍 안겨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온전히 ‘사랑을 쓰는 청년’으로 자랐다. 그리고 이제 ‘사랑을 전파하는 어른’으로 이직을 노리고 있다. 그의 소망은 단 하나,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전파자가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의 경험을 통해 단언컨대, 사랑의 전망은 앞으로도 밝을 것이므로.


이런 생각들을 쌓아가며 이 책을 썼다.
준비하는 내내 우리의 세계에 유행하는 것이
질병이 아니라 사랑이길 기도했다.
그리고 그런 유행이 시작될 때까지 사랑을 홍보하리라고 마음먹었다.
나는 사랑을 믿는다. 사랑의 전망은 앞으로도 밝을 것이다.
사랑은 내 평생의 유행이다.

추천평

이 책을 읽다 말고 창밖을 봤는데, 매일 그 자리에 있던 풍경이 달리 보였다. 나무도 하늘도 지나가는 고양이도, 모두 이전과 다른 목소리로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유지혜가 써낸 글자들이 만든 일이다. - 박선아 (아트 디렉터, 작가)
멋진 글을 쓰는 사람은 많지만 유지혜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은 유지혜뿐이다. 감탄과 질투를 불러일으키는 문체, 영혼을 건드려 영감을 주는 표현. 그가 좋아하는 것을 똑같이 좋아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 나는 이 작가에 대해 밤새 말할 수 있다. - 임현주 (아나운서)
자연스러운 삶의 태도를 순수하고도 정확하게 그려내는 작가. 그녀의 글을 읽는 순간 나는 이미 행복에 속해버린다. 그 속은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맑고 단단한 세계다. - 채영 (트와이스)
유지혜의 책을 읽을 때마다 떠오르는 단어 세 가지가 있다. 행복, 자유, 사랑. 그는 세 단어 앞에 무릎 꿇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팔을 크게 벌려 꽉 끌어안기를 주저않는다. 전 세계의 도시를 다니며 나 자신이 되기 위해 싸워온 그는 비로소 자신이 되어 이 글을, 유지혜라는 사람을 완성했다. 언제 어딘가가 아닌 지금 바로 여기에서. - 윤진 (매거진 [Achim]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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