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에 누적된 트라우마로 인해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고, 작은 실수에도 자책하며, 무슨 일을 해내도 충분하다 느끼지 못한 누군가가 진료실 문을 두드린다면, 나는 정말 애썼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리고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노력이 아니라 휴식과 주변의 지지임을 강조하며 치료를 권할 것이다. 물론 치료적 관계를 맺는 것조차 그에게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는 ‘내가 증상을 너무 과장한 건 아닐까, 정말 쉬어도 되는 걸까’와 같은 자기검열과 불안에 휩싸일 수 있고, 치료자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도 크며, 의지하고 싶다는 욕구와 신뢰의 어려움 사이에서 혼란을 경험할 수도 있다. 복합 트라우마가 자아상, 대인관계 패턴, 스트레스 대처 방식에 남긴 광범위한 영향으로 인해, 말들은 무력하거나 앞서가고 감정은 흩어지거나 억압된다.
스테파니 푸의 이 용감한 치유기는 무력한 말과 흩어진 감정을 그러모으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살려 복합 PTSD의 정서적 풍경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자체가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과 그 주변인들에게는 엄청난 지지와 사랑이 담긴 행위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단숨에 두 번 읽었다. 스테파니가 함 박사와 함께 상담 내용을 재분석하고 솔직하게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일종의 통쾌함마저 느꼈다. 두 사람의 치료동맹은 ‘회복은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나의 믿음에 확신을 더해주었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자신에게 슬픔과 불안을 포함한 모든 감정을 허락하며, 사람들을 믿고 사랑하고 돕는 스테파니의 삶에 진심 어린 축복과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상담실에서 좌충우돌 실수하고 오해하고 사과하고 또다시 노력하는, 사랑하는 치료자와 내담자들 모두와 함께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