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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의 말 자기이해 여정을 위하여
프롤로그 내게도 진단명이 essay 진단의 기쁨 1화 다들 이렇게 살고 있었던 거야? #ADHD 약물치료 2화 전부 너였다 #ADHD 증상 essay 원인을 알면 나를 믿을 수 있다 3화 수면장애와 식욕억제 사이 #ADHD 약물부작용 4화 혹시 나도 ADHD? #ADHD에 대한 오해 5화 똑똑한 바보 #ADHD의 직장생활 6화 그때의 내가 알았더라면 #멀티태스킹 불가 7화 나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줘 #믿어주는 한 사람 essay ADHD인의 우정 8화 어린이 발봉이 #성인 ADHD의 시작 9화 영문도 모른 채 평생을 #노인 ADHD 10화 P가 될 수 없어 #체크리스트 11화 부치지 못한 편지 #ADHD 유전 essay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12화 너 ADHD 아닌데? #ADHD를 둘러싼 편견 13화 생각 모음집 essay ADHD 메타 인생이여 에필로그 ADHD로 태어난 김에 후기 만화 ADHD 여정을 완주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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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발봉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다루는 태도다. 자신의 ADHD를 타인에게 설명하려다 역설적으로 상대방 또한 각자의 두려움과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자신의 충동성과 조급함을 인정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타인을 향한 너그러운 조율로 나아가는 이 과정은 임상적으로도 의미 있다. ADHD 특유의 편견 없는 수용력이 타인에 대한 이해로 확장되고, 마침내 타인과의 ‘진짜 연결’을 만들어내는 힘으로 전환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 p.6 ADHD 진단으로 인생의 정말 많은 의문이 풀렸다. 이걸 일찍 알았다면 뭔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회한이 없지도 않다. 하지만 약물치료를 받는다고 순식간에 무적이 되는 게 아니다. 좀더 ‘정상’ 상태에 수월하게 도달하는 것뿐이다. --- p.62 ADHD는 집중력이 아니라 주의력이 떨어지는 병이거든. ADHD는 전두엽에 도파민 농도가 낮아 집중력을 적절하게 켜고 끄는 기능이 떨어져. 집중력이 항상 낮은 게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다가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하게 집중하는 모습을 둘 다 갖는 것이 특징이야. 그러니까 ‘최근’에 생긴, 집중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증상이라면 ADHD일 가능성이 낮은 거지. --- p.85 현재 ADHD 약물의 보험이 가능한 연령은 65세까지다. 하지만 나는 약물치료와 별개로, ADHD 진단을 받는 것 자체가 치료의 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살면서 겪는 어려움이 무엇 때문인지 또렷이 살펴보는 과정 자체가 그 어떤 치료보다 값졌다. 그분들에게 용기가, 그리고 그분들 곁에 용기를 내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함께하기를. --- pp.169-170 ADHD는 내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인지라 가끔은 아무리 말을 해도 영원히 타인에게 가닿을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어쩌면 병이란, 애당초 당사자 말고는 아무도 5분 이상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걸지도 몰라. 그런 가시 같은 외로움도 가끔 돋아난다. 완치될 수 없는, 모두에게 낯선 정신병. 우리의 괴로움은 실재한다. 다만 각자의 병과 끝없이 사이좋게 지내려 애쓸 뿐이다.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 --- pp.224-225 돌이켜보니 전 ADHD에 과몰입했던 것 같습니다. 실컷 공부하고 고민하고 물어보다가 제 안에서 흘러넘친 말들이 모여 만화가 되었습니다. ADHD에 몰입했다는 건 결국 ‘나’에게 몰입했다는 뜻이고, 이 만화를 그리는 건 저 자신을 더 이해하고 덜 미워하게 되는 여정이었어요. 여러분도 이 만화를 보며 그런 시간을 가졌기를 그리고 언젠가는 ADHD라는 걸림돌의 크기가 좀더 작아질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이만 『이 땅에 ADHD로 태어나』를 마칩니다. --- pp.258-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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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의 비효율도 허용하지 않는 이 땅에서
ADHD로 태어나 사는 게 힘에 부치는 당신에게 요즘 SNS에는 ‘ADHD 밈’이 넘쳐납니다. 매사에 허둥지둥, 물건을 잘 잃어버리고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성격이 급한 등장인물을 보며 ‘…저거 난데?’ 하는 생각에 슬쩍 두려움이 생겼을까요? 누군가는 집중력이 사라진 시대에 ‘요즘 ADHD 아닌 사람이 있어?’라고 묻기도 하고, ‘ADHD인이 이렇게나 많은 걸 보니 진단이 또 환자를 부르는구먼’ 하고 상술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그런 현실에 『이 땅에 ADHD로 태어나』는 ‘성인 ADHD 당사자’로서 자신의 ADHD 증상과 어려움, 약물치료의 부작용 및 효과,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는 감각이 어떤 기분인지, 한 치의 비효율도 허용하지 않는 이 땅,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힘에 부치는 매일을 버티고 있을 자신과 같은 사람들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건넵니다. 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ADHD의 시작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 자신의 엄마를 떠올리며 노인 ADHD 문제도 사회적으로 간과할 수 없음을 알려줍니다. ADHD는 완치도 없고, ‘너 일부러 그러는 거 아냐?’ 주변 눈총을 받고, 아무리 노력을 쏟아부어도 반복되는 실수에 인간관계까지 망치기 마련입니다. 자신만의 수치심을 견뎌야 하는 ADHD인들에게 『이 땅에 ADHD로 태어나』 작가 비스카차는 아무런 판단 없이 곁에 앉아 슬쩍 손을 내밀어줍니다. ADHD 당사자가 스스로를 더 이상 미워하지 않기를, 또 가족이나 파트너 등 곁에 있는 사람들이 ADHD인을 오해나 편견 없이 바라봐주기를 희망하면서요. 이 책이 나를 바꾸지는 않았지만, 나를 덜 미워하게 만들었다. “다행히도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입니다.” 주인공 발봉이의 이야기는 성인 ADHD 진단을 받으며 시작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내가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의심 속에서 살았죠. 분명 다들 이렇게 살고 있을 리가 없다는 걸 깨달은 어느 날, 발봉이는 병원 문을 두드립니다. 발봉이는 병원 약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부서에서는 일을 잘한다고 칭찬을 받고 어느 부서에서는 ‘쟤 일부러 저러는 거 아냐?’라는 의심을 받고 궁지에 몰렸습니다. 해야 할 일에 대한 이중 삼중 알람과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메모, 메모 또 메모를 해두었던 발봉이. 자신만의 방법들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부서에서 발봉이는 벼랑 끝에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자신을 미워하기 시작한 유발봉. 그렇게 퇴사를 하고 가까스로 정신과를 찾았다가 서른둘, 성인 ADHD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자신의 행동들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늘 해오던 대로 ADHD를 극복하려고 쌓아온 전략들, 무수히 애쓰느라 평소에도 불안감이 높았던 날들, 부서별로 자신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이었던 이유, 충동적이고 산만하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 그리기라면 며칠 밤을 새면서 몰두했던 일 등등을요. 특히 ADHD 진단을 받은 뒤에는 자신도 모르게 ADHD에 과몰입했고, 그 여정은 이 만화를 그리면서 자신을 더 이해하고 덜 미워하게 된 해피엔딩에 다다랐습니다. 『이 땅에 ADHD로 태어나』가 조금이라도 ADHD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와 편견을 깨부수는 책이길 바랍니다. ADHD는 누구에게나 있는 성향이기도 하지만 특정 ‘기준’ 이상으로 두드러질 때 진단이 되는 병이며 실제로 정신질환 진단은 당사자가 이 병 때문에 ‘얼마나 큰 손실과 고통을 겪는지’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니까요. 그러니 힘든 상황에 있는 누군가가 이 책을 계기로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고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도움을 받기를 바랍니다. 살면서 겪어온 어려움이 무엇 때문인지 세심히 들여다보면서 고통이 조금이라도 옅어지기를,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는 조금은 살기 수월해진 마음을 마주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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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직도 안 했어?”라는 질문 대신 “지금 어디쯤 가고 있어?”라고 묻는 존재가 있을 때, ADHD의 뇌는 비로소 현실에 닻을 내린다. 이렇게 적절히 곁에서 끌어주는 타인의 존재는 회복과 조율로 향하는 가장 현실적인 지름길이 된다. 이 책은 혼자서 모든 전환을 감당해야 하는 독자들에게 다정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판단 없이 곁에 머물며 같은 시간을 통과해주는 존재, 손을 잡고 첫발을 내딛도록 격려해주는 친구처럼 말이다. - 안주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쩌면 ADHD 때문일지도 몰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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