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나였을지 모른다. 공감의 수준을 넘어 언제나 사건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지나왔던 시절이, 간절했던 마음이,나누었고 사랑했던 온기가,어느 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세상에서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했을까. 불안했을까. 서러웠을까. 죽음은 일상과 무관하지 않았다. 어쩌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한 번쯤 주문했을 배달 음식이, 생필품을 마련하기 위한 택배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쓰러지는 도미노의 속력을 더한 건 아니었을까? 그제야 사건의 무게를 실감했다. 누군가의 죽음은 나의 일상과 무관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달라고 기도하지 않았다. 용기나, 지혜나, 인정이나 자격을 얻길 바라지 않았다. 다만 하나만 가져가 주기를 가져가서 다시는 돌려주지 않기를. 옳은 일을 할 때, 억울함이 없게, 유독 쓸쓸하게 느껴지는 서울의 밤 가운데서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잠 못 이루는 도시의 어딘가에서 나는 몇 번이나 그런 기도를 마음에 새겼다. 사회에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보다, 어디에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 회사, 직위, 직업, 또는 속해있는집단으로 구분되어야 했다.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 우리를 뭉크러트렸다. 누구도 A처럼 절반의 이름이라도 외우기 위해 노력해주지 않았다.작가 허태준님은 분명 마음이, 손이, 미소가 따뜻한 분일 것이다. 사람들은 알고 있다. 모르는게 아니라 무심코 지나치는 일들인 것이다. 알게 모르게 그냥 잊혀지는 것이다. 나에게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일이라는 것에 너와 나의 이야기인 줄 모른다는 것일 뿐이다. 나 또한 다를 바 없이 잠시 잊고 있었던 일들이다. 작가님의 글을 통해 다시금 떠올렸지만, 과연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 지금은 무기력해진다… 책 제목 그대로 아직 그 어린 고등학생들은 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었다. 학생도 아니고, 일반인도 아닌 소속도 없이 어른인 척 했어야만 하는 그 아이들을 적어도 법적 성인이라 명명 되어질 때까지는 지켜줘야 한다. 우리 모두가 단단하게 버텨줬음 좋겠다. 지금은 할 수 있는게 없겠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같이 함께 나아갈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지지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책을 만나 감동이고, 허태준 작가님을 응원하고,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