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이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낙인처럼 쓰여왔다. 그 해법도 늘 단순했다. 그것을 끊는 것. 중독과 탈중독의 이분법적 구도에서 정답은 언제나 하나뿐인 듯 제시되었다. 하지만 ‘의존’과 ‘의존증’이라는 개념은 다르다. 명확한 경계가 없는 두 개념은 당사자를 낙인 찍는 대신, 인간의 삶에 스며든 의존-의존증의 영역이 얼마나 복잡하고 넓은지 보여준다. 새로운 이름은 ‘중독’이라는 단어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훨씬 보편적이고 중립적인 언어로 기능한다. 이 책은 병이기 전에 삶이 드러나는 방식으로서의 의존증을 다룬다. 당사자를 환자의 자리에 묶어두지 않고, 중독을 안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나누는 적극적인 ‘동료’로 재설정한다. 의존증은 우리가 함께하는 관계, 사회 제도, 문화와도 연관된 문제임을 드러낸다. 살아남기 위해 무언가에 의존하며 필사적으로 버티는 사람, 그 속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모색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다. 중독의 세계를 내 삶과 무관하다며 지워버리기보다 이 책으로 한번 마주해보자. 누군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