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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이니아스의 칼 · 조예은
지상의 밤 · 임선우 레지던시 · 리단 안뜰에 봄 · 정지음 없는 사람 · 전건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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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전 없었을 거예요. 그 말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다. 사람들이 선희에게 느끼는 모든 종류의 매력은 다름 아닌 내 오랜 노력과 양보와 희생의 결과라고 나는 자부했다. 꽃이 피기 위해서는 뿌리가 양분을 흡수해야 하는 것이다. 선희가 싱그럽게 피어난 꽃이라면 나는 그 줄기를 단단히 지탱하는 땅 밑의 뿌리였다.
--- 「아메이니아스의 칼 · 조예은」중에서 지난 6년간 아버지는 방에 갇힌 수를 위해 매일같이 저녁 식사를 차렸다. 수는 아버지가 잠든 새벽이면 방에서 나와 식사만 하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는 생활을 반복해 왔다. 이렇게까지 오래 방 안에서 지낼 생각은 없었는데, 수는 생각했다. 방의 안과 밖은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너무나 달랐다. 수는 이제 세 평짜리 방 안에서 노년을 맞이하는 자신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 「지상의 밤 · 임선우」중에서 나는 내가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지도 몰랐다. 팔뚝에서 피가 날 때까지 죽죽 긁고 있었어도. 그리고 지금의 내가 자살 고위험군인지도 몰랐다. 김 군이 돌아오지 않는, 외박을 하는 날이면 밤을 새워 기다리다가 자주 근처의 한강 다리로 향했다. 나는 죽고 싶었는데, 그게 내 인생에서 처음 든 생각이 아니라 언제나, 항상, 가만히 있으면 내게 침입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안일하게 굴었다. 고작 이런 것으로 죽지 않을 거라 과신했던 터였다. --- 「레지던시 · 리단」중에서 “안리가 싫대.”라는 대사를, 사는 동안 무수한 아이들에게 들어 본 정원이었다. 패턴은 비슷했다. 새 학교, 새 학기, 새 학급의 친구들과 가까워질 만하면 어김없이 안리가 끼어들었다. 예쁘고 활발한 데다 돈 잘 쓰는 안리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별로 없었다. 소심한 친구들은 안리 특유의 존재감을 부담스러워하기도 했지만, 결국 안리에게 매료되는 건 똑같았다. “안리가 너랑 놀지 말래.” “나는 안리가 더 좋아.” 혹은 “너랑 다니면 안리가 해코지할까 봐 무서워.” 정도의 차이였다. --- 「안뜰에 봄 · 정지음」중에서 「없는 사람」은 이제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여전히 박진감이 넘쳤고 리얼리티가 살아 있었다. 사이코패스 살인마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건 남자 캐릭터가 그만큼 생생하다는 뜻이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살인 따위 서슴지 않는 그 남자가 멋있어 보였다. --- 「없는 사람 · 전건우」중에서 |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 히키코모리, 리플리증후군, 그리고 사이코패스까지…….
주변을 맴도는 묘한 이질감, 그 이면에 숨기고 있는 그들만의 사정은?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상사나 동료가 ‘소패(소시오패스의 줄임말)’ 같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소시오패스는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하나로, 인구의 4%, 즉 25명 중 1명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는 통계가 있다. 소시오패스에 대해 30여 년간 연구한 심리학자 마샤 스타우트는 “그들은 우리의 일상 속에 늘 함께 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을 맴도는 묘한 이질감은 모두 소시오패스에서 기인할까? 다양한 인격장애의 유형과 특징 인격장애란 인격이 지나치게 편향된 상태로 고정되어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적, 직업적 기능에서 심각한 장애나 주관적인 괴로움을 가져오는 경우를 일컫는다. 인격장애는 대게 비슷한 성격을 지닌 장애끼리 묶어 세 개의 군으로 묶어 나눈다.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 A군 인격장애(이상하고 별난): 편집성 인격장애, 분열성 인격장애 - B군 인격장애(극적, 감정적, 변덕스러운): 반사회성 인격장애, 경계선 인격장애, 히스테리 인격장애, 자기애성 인격장애 - C군 인격장애(불안하고 겁이 많은): 회피성 인격장애, 의존성 인격장애, 강박성 인격장애 조예은, 임선우, 리단, 정지음, 전건우 다섯 작가가 풀어내는 A, B, C군의 속사정 조예은의 「아메이니아스의 칼」은 쌍둥이 자매 선희와 수미의 이야기이다. 싱그럽게 피어난 꽃과 땅속에서 단단히 지탱하고 있는 뿌리. 하나로 연결된 줄 알았던 자매의 이야기는 동상이몽 속 서로 다른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임선우의 「지상의 밤」은 촉수에 닿으면 인간이고 동물이고 전부 해파리로 만들어 버리는 변종 해파리의 등장과 함께 시작한다. 6년간 두문불출한 히키코모리 수는 과연 해파리가 되어 바다로 갈 수 있을까? 리단의 「레지던시」는 경계선 인격장애의 기저에 깔린 작은 의심에 포착한다. ‘이 사람이 정말 사람일까?’ ‘이 사람이 나를 보고 있는 걸까?’ ‘내가 한 말이 받아들여지고 있나’ 같은 상대에 대한 의심이 어떻게 충돌하고 표출되는지에 대한 디테일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정지음의 「안뜰에 봄」은 사촌 안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하녀를 자처하며 살던 열일곱 안정원의 이야기이다. 정지음만의 톡톡 튀는 표현들이 소녀들의 이야기에 숨을 불어넣는다. 전건우의 「없는 사람」에는 마흔 중반의 장르 소설가 ‘나’와 나에게 글쓰기 수업을 듣는 ‘L’이 등장한다. 추/미/스 장인 전건우 작가는 이번에도 몰입도 높은 미스터리 스릴러로 독자들을 숨통을 조인다. ▷▶▷ 작가의 말 저주에 의해 연못 속의 자신을 사랑하게 된 나르키소스는 식음을 전폐하다 한 송이의 수선화로 변한다. 익숙한 이 이야기의 발단에는 아메이니아스라는 인물이 나온다. 아름다운 나르키소스를 짝사랑하게 된 아메이니아스는 집요하게 구애하지만 나르키소스는 그가 지긋지긋하기만 하다. 그는 하인을 시켜 칼을 선물하고, 아메이니아스는 나르키소스의 집 앞에서 저주를 쏟아 내며 그 칼로 목을 그어 자살한다. 이후 나르키소스를 죽음으로 이끈 저주다. - 조예은 해파리에 매혹된 것은 해변에 밀려 나온 해파리들을 햇빛 아래 가만히 방치해 두면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린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였다. (몸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내가 보기에 그것은 생으로부터의 완전하고도 완벽한 도망이었다. - 임선우 경계선 인격장애를 파탄적으로 묘사한 수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실제로 경계선 인격장애인의 문화라고 하는 것은 파괴나 단절적인 양상보다 먼저 그 기저에 싹트는 작은 ‘의심’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여깁니다. ‘이 사람이 정말 사람일까?’ ‘이 사람이 나를 보고 있는 걸까?’ ‘내가 한 말이 받아들여지고 있나?’와 같은 상대에 대한 의심과 의문들이 우리를 구성하고, 그것의 충돌이 이른바 파멸적 형태로 표출되는 것에서 착안해 원고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 리단 이 소설은 원래 문예창작과 시절 졸업작품집으로 꾸렸던 것입니다. 결말을 빼곤 살릴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전부 새로 썼습니다. 오랜만에 10여 년 전 초고를 훑으며 부끄러움에 떨었지만, 부끄러움은 발전의 증거라 믿기에 결국은 즐거웠습니다. - 정지음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흔한 말이 되어 가는 것에 반해 진짜 그런 성향을 지닌 이들은 양의 탈을 쓴 채 우리 주위에 숨어 있습니다. 숨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죠.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순진한 초식 동물은 위장에 능한 포식자를 잘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주위를 잘 살피며 조심해야 합니다. 설마 내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하죠. - 전건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