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 우수상을, 같은 해 『시프트』로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칵테일, 러브, 좀비』 『트로피컬 나이트』, 장편소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스노볼 드라이브』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입속 지느러미』, 연작 소설집 『꿰맨 눈의 마을』, 단편소설 『만조를 기다리며』 등이 있다.
이 책 안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미쳐 있다. 그들은 상식의 범주를 벗어난 방식으로 회피하고, 몰입하고, 망상하며 극단으로 내달린다. 독자의 공감을 크게 요하지 않는 이야기 안에서 날카롭게 빛나는 불편한 진실을 발견할 때마다 오래된 책의 모서리에 손을 베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소설마다 덧붙여진 해설은 그 모호한 섬찟함을 정확한 언어로 풀어낸다. 이 소설들은 아주 낯설거나 먼 이야기도, 완전한 타인의 사례도 아니다. 미친 사람은 자신이 미쳤다는 걸 모르듯이 우리는 우리가 미치지 않았다는 걸 확신할 길이 없다. 그러니 한 번쯤, 일렁이는 거부감과 혐오감을 억누르고 광기에 잠식된 자들의 내면을 따라가보기를. 축축하고 불쾌한 여정에는 자조적인 즐거움이 따를 것이다. 무심코 뻗은 손끝에 익숙한 그림자가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