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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 앤솔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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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어느 한 시절 - 이서수
그 언니, 사랑과 야망 - 한정현
둘 중에 하나 - 박서련
순영, 일월 육일 어때 - 이주혜
나를 다문화라 불렀다 - 아밀

저자 소개5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구제, 빈티지 혹은 구원〉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젊은 근희의 행진》 《엄마를 절에 버리러》, 중편소설 《몸과 여자들》, 장편소설 《마은의 가게》 《헬프 미 시스터》 《당신의 4분 33초》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서수의 다른 상품

1985년 출생.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소설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 『쿄코와 쿄지』, 중편소설 『마고』,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 산문집 『환승 인간』 등이 있다. 오늘의작가상, 젊은작가상, 퀴어문학상, 부마항쟁문학상, 5.18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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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철원에서 태어났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프로젝트 브이》 《카카듀》,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나, 나, 마들렌》 《고백루프》 등이 있다. 2018년 한겨레문학상, 2021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23년 이상문학상 우수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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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柱惠

번역가이자 소설가. 저자와 독자 사이에서, 치우침 없이 공정한 번역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어로 된 문학 작품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기는 데 관심이 많아 아동 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아동서 및 자녀교육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 『왜요, 엄마?』, 『레이븐 블랙』, 『지금 행복하라』, 『거인나라의 콩나무』, 『고대 이집트의 비밀은 아무도 몰라!』 , 『카즈딘 교육법』, 『놀이의 힘』, 『하루 종일 투덜대면 어떡해! : 매사에 부정적인 어린이가 행복해지는 법』, 『블러드 프롬이즈』 등이
번역가이자 소설가. 저자와 독자 사이에서, 치우침 없이 공정한 번역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어로 된 문학 작품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기는 데 관심이 많아 아동 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아동서 및 자녀교육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 『왜요, 엄마?』, 『레이븐 블랙』, 『지금 행복하라』, 『거인나라의 콩나무』, 『고대 이집트의 비밀은 아무도 몰라!』 , 『카즈딘 교육법』, 『놀이의 힘』, 『하루 종일 투덜대면 어떡해! : 매사에 부정적인 어린이가 행복해지는 법』, 『블러드 프롬이즈』 등이 있고, 저서로는『반쪽이』, 『콩중이 팥중이』, 『세계명작 시리즈 - 백조왕자』, 『세계명작 시리즈 - 톰팃톳』, 『전래동화 시리즈』(1-5), 『양육 쇼크』, 『아빠, 딸을 이해하기 시작하다』, 『아이의 신호등』, 『프랑스 아이처럼』,『세상에서 가장 쉬운 그림영어사전』외 다수가 있으며, 2016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자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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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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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밀

소설가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아밀’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김지현’이라는 본명으로 영미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창작과 번역 사이, 현실과 환상 사이,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문학적인 담화를 만들고 확장하는 작가이고자 한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소설가이자 영미문학 번역가. 단편소설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문학상을, 단편 「로드킬」로 SF어워드를, 중편소설 「라비」로 2020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아밀’로서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필진으로 단편소설을 다수 발표했다. 공동
소설가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아밀’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김지현’이라는 본명으로 영미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창작과 번역 사이, 현실과 환상 사이,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문학적인 담화를 만들고 확장하는 작가이고자 한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소설가이자 영미문학 번역가. 단편소설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문학상을, 단편 「로드킬」로 SF어워드를, 중편소설 「라비」로 2020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아밀’로서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필진으로 단편소설을 다수 발표했다.

공동 작품집 『22세기 사어 수집가』,에 단편 「언어의 화석」을, 『여성작가 SF 단편모음집』,에 「로드킬」을,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 2』,에 「방문자」를 발표했다. 옮긴 책으로는 『복수해 기억해』, 『흉가』, 『레딩 감옥의 노래』, 『캐서린 앤 포터』,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게스트』, 『캐릭터 공작소』, 『신더』, 『오늘 너무 슬픔』 등이 있다. 단편소설을 모아 소설집 『로드킬』을 냈다.

환상적인 이야기, 상상 속의 음식, 상상력을 자극하는 단어들을 좋아한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본 적 없는 풍경을 생생히 옮기는 번역자로서, 이야기의 집을 짓는 작가로서 어린 시절 책 속으로 떠나던 모험의 ‘유산’을 종종 느낀다. 그 매혹적인 탐험, 상상 속의 음식들, 원어와 번역어 사이에서 빚어지는 달콤한 오해를 나누고 싶어 산문집 『생강빵과 진저브레드―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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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6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272g | 130*190*17mm
ISBN13
9791194643463

책 속으로

나 좀 안쓰럽게 봐줘. 애처롭게, 애틋하게 봐줘.
언니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자신을 안쓰럽게 봐주길
원했을까. 우리는 이제 진희 언니를 엔빵 언니라고 불렀다.
--- p.15

소솔아, 너는 언제 나를 처음 언니라고 불렀지?
언니가 먼저 초경 했을 때.
--- p.37

멀어질 이유만 있을 뿐 가까워질 이유는 도무지 찾을 수 없기에. 언제든 누구 한 사람이 손을 놓으면 그것으로 마지막이 되리라는 걸 우린 모두 알고 있었다.
--- p.46

언니, 그니까 그래도 우리 언니야는 야망이 있다는 거지, 야망. 꿈도 아니고 사랑도 아니고 야망 말이야.
--- p.60

내를 낳아준 우리 어매도 파주 거기 기지촌에서 누구 씨인지도 모르고 나를 뱄다 안하나. 거기서 낳은 아가 또 거기서 그러고 산다고. 우리 어매가 놀랐을 거 같지. 아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날고 기는 못된 부모, 내한테는 그런 것도 없다. 나 뭐 잘했다고 돈 더 준 사람? 언니야가 유일하다.
--- p.72

너한테 지령 주면서 지금 일 시켜 먹은 거라고. 그러니까 너 알지. 걔 어딨어. 어? 우리가 너 같은 년 잡으려고 이 고생인 줄 알아? 〈사랑과 야망〉이라는 드라마 알지? 너 그거 봤지? 그게 여자애들 사이에 암호 지령인 거 알았어, 몰랐어?
--- p.83

“옛날 사람들은 사람이 죽었을 때 얼른 그 혼을 다시 육신으로 불러들이면 되살아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를 초’에 ‘혼백 혼’자를 써서 초혼이다.”
--- p.103

순간 의식이 쑥 끌려 나가는 듯하더니, 누가 또 쑥 끌어당기는 것처럼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나는 몇 번인가 눈을 깜빡여 보았다. 눈앞에는 언니 모자를 쓰고 있는 내 몸이 있었다. 얼빠진 표정을 짓고 우두커니 서 있는 내 몸 주변을 민들레 홀씨 같은 빛이 빙빙 돌고 있었다.
--- p.123

혼자 보트 위에 남은 나는 씩씩대며 보트 쪽으로 헤엄쳐오는 내 몸을 보며 생각했다. 내가 방금 전까지 좋아하던 남자와 세상에 둘도 없는 내 몸이 물에 빠져 있네. 누굴 먼저 구해야 할까?
--- p.128

언니라고 불러도 돼요? 싫습니다! 언니 소리 듣는 게 싫은 게 아니야! 언니라는 역할에 갇히기 싫은 거야. 이건 내 목소리로 재생되지 않았다.
--- p.138

어느 메일 끝에 순영이 덧붙인 한 문장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수은, 넌 꼭 작가가 되어야 해.
--- p.151

현서는 소설에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느냐는 질문을 회피했지만, 소설만 읽으면 현서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왕따당한 적이 있었을 거라는 추측을 누구나 할 수 있게끔 쓰여 있었다. 사건들도, 주인공의 심리도 마치 누군가의 일기장을 옮겨 온 듯 생생했으니까. 더욱이 현서가 혼혈인이라는 정체성을 밝혔으니, 독자 입장에서는 작가 본인의 경험담이겠거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터였다.
--- p.176

글은 순식간에 수많은 계정으로 전파되었고, 현서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어떻게 감히 학교 폭력 가해자가 파렴치하게 피해자의 언어를 빼앗을 수가 있느냐, 이런 작가의 소설은 소비하지 말아야 한다, 전량 폐기 처분해야 한다……. 비아냥거림과 조롱도 빗발쳤다.
--- p.179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나더러 개 못생긴 다문화라 했다고? 그걸 확 밟아 줬어야지 그 정도로 내버려뒀어? 그런 인종주의자 년들은 싹 혼이 나 봐야 돼.’

--- p.182

출판사 리뷰

사랑과 연대의 호칭으로 다가온 사람들…
그때는 몰랐던, 관계의 진실과 비밀들에 대하여.

이서수, 「어느 한 시절」

읽다보면 절로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에겐 그런 ‘어느 한 시절’이 있었지 라고 회상하게 되는 일이 있다. 이서수의 「어느 한 시절」에 등장하는 엔빵언니는 과거에도 있고 지금도 여전히 있는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동생들과 있을 때는 무조건 더치페이를 하지만 언니들과 있을 땐 항상 얻어먹는 진희 언니. 윗세대와 아랫세대의 장점을 골고루 취하는 사람들은 비단 어느 한 시절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소설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나보다 먼저 내리는 언니가 하차벨을 누르더니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 손에 쥐었다. 언니에게 대신 태그해 줄 테니 카드를 달라고 말했다. 나는 그런 챙김이 좋았다. 특별히 큰 이득을 얻는 것도 아니고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닌 선에서 서로 베풀고 받는 작은 챙김이. 그런 것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언니가 괜찮다며 손을 저었다. 어려운 것도 아닌데, 뭘. 나는 팔을 뻗어 단말기에 언니의 카드를 태그해 주었다. 언니가 주머니에서 버터 스카치 캔디를 꺼내더니 내 손에 쥐여 주며 말했다. 아나.” _p.49

한정현 , 「그 언니, 사랑과 야망」

오래전 ‘사랑과 야망’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 작가의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은 모두가 똑똑했다. 아무리 가부장제라 해도 남편에게 할 말 다하고 대가족 밥상머리에서도 꼬박꼬박 입바른 소리를 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그래서 더 그 드라마의 인기가 높았다. 이 소설은 드라마 [사랑과 야망]과는 관계가 없다. 지방신문 기자로 근무하는 이선이 사쿠라다방 미쓰 윤이 들려준 이야기를 기사로 쓰면서 겪게 되는 수난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미쓰 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한다. 광주사태를 취재하던 여기자가 사라졌다고 말해주었던 미쓰 윤이.

-“80년에 사라진 그 애는 다시 안 돌아올 거니까. 그때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은, 이제 돌아오지 못하니까. 이선은 퍼뜩 사장의 얼굴을 한번 바라봤다. 여태 이선이 알던 그 얼굴이 아니었다. [사랑과 야망]은 드라마에서만 하자, 응? 그러고 사장은 그 뒤로 광주에 한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오지 않은 건 사장뿐 아니었다. 미쓰 윤을 다시 봤다는 사람 또한 없었다. 나만 남은 건가, 이곳 광주엔?” _p79

박서련 , 「둘 중에 하나」

내가 온 마음을 다해 좋아하는 것과 나 자신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무엇을 택해야 할까. 평창 고택 친척의 장례식에 와서 우연히 마주친 양복 입은 젊은 남자, 흰 와이셔츠에 검은 정장 차림의 잘생긴 남자를 본 나는 그를 ‘피아노 남자’ 유령이라고 상상한다. 그런데 그는 언니와 잘 아는 사이 같다. 일주일이 지난 후 언니는 그 피아노 남자를 집에 데려와 내 과외선생으로 소개한다. 과외가 끝난 후 나는 곧장 이모할머니댁을 찾아갔다.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나는 언제나 이모할머니를 찾아가곤 했다. 그리고 다짜고짜 언니와 나를 바꿔달라고 졸랐다. 두 사람이 사귀는지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남을 빙의시킬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이모할머니에게 그것은 어려운 부탁이 아니었다. 할머니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누구든 자매랑 엮이면 동생을 더 좋아하게 되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 붙들고 물어봐도 열에 아홉은 그렇게 말할게다.”
정언 쌤은, 그런 사람, 아니면, 어떡해요. 더 어리다고, 좋아하는, 그런 사람, 아닐걸요. 정언 쌤은.
“글쎄 그건 어려서가 아니라, 살아보니 왠지 그래서 그렇다고 하는 거야. 정말 그 총각이 너희 언니를 좋아하는 걸로 밝혀지면 그때 가서 바꿔 주마.”
역시 그렇죠, 이모할머니는 할 수 있죠? 소리 내서 말하지 않았는데도 할머니는 내 마음을 읽은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p117

이주혜 , 「순영, 일월 육일 어때」

굳건할 줄 알았던 하나의 세계가 붕괴했다. 바로 내가 ‘언니’라고 부르고 싶었던 존경해마지 않던 한 친구에 관한 이야기다. 대학에 입학해 인기 없는 동아리 ‘함읽세(함께 읽는 세계)’에서 순영과 나는 처음 만났다. 원래 내 본명은 차영순이었고 순영의 원래 이름은 홍은수였다. 함읽세 첫날 각자 가명을 지으라는 선배들의 주문에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가져다가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읽었던 동기들이 학회를 떠나자 순영과 나는 함읽세의 커리큘럼을 바꿔 시몬 드 보부아르와 마거릿 생어의 전기를 찾아 읽었다. 나혜석과 김명순, 윤심덕에 관한 자료를 찾아 도서관을 뒤졌다. 함읽세는 어느덧 여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학회가 되었다.

-“그 애의 말에 따르면 순영은 나와 연락이 뜸했던 고작 몇 개월 사이에 임신했고 미국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한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유학을 떠나기로 했다. 당연히 임용고시 준비는 그만두었다. 순영의 친가는 대구에서 탄탄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부자이고 남자는 작은 아파트 한 채 말고 딱히 재산이랄 게 없는 말단 공무원 집안인데, 순영의 아버지가 재수 시절부터 그 남자를 사윗감으로 점찍고 두 사람의 교제를 ‘관리’했다고 했다. 미국 유학과 신혼 생활에 드는 비용도 전부 순영의 집에서 대주기로 했다.
아마 순영의 아버지는 서울대에 다니는 사위가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따고 한국에서 교수가 되어 자신을 교수 장인으로 만들어 주길 바라는 것 같다고, 순영과 별로 친한 것 같지 않았던 그 애는 말했다.” - p.155

아밀 , 「나를 다문화라 불렀다」

가까울수록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존중하고 지켜야 할 예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현서와 현주는 인도네시아 출신의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자매다. 현서는 현주보다 피부색이 더 밝고 이목구비가 아빠 쪽을 닮아서 전형적인 한국인처럼 생겼지만 현주는 그와 정반대였다. 소설가인 현서는 모처럼 새로운 소설을 발표하는데, 그것은 그녀가 이전에 썼던 소설과는 여러모로 차원이 다른 소설이었다. 내용이 다문화 가정 아동들이 처한 취약한 상황과 차별 피해 그리고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주는 이전에 느낀 적 없었던 분노에 사로잡혔다.

-“한참 생각하던 현주는 벌떡 일어나서 핸드폰을 다시 집어들었다. 그러고 자세를 바로 하고 앉아 SNS에 들어갔다. 글을 적기 시작했다.

장현서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다. 오히려 장현서가 인기를 힘입어 나를 따돌리고 괴롭혔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척 소설을 쓰고 돈을 벌고 인기를 얻다니, 정말 가증스럽다.”
- p.178

작가의 말

돌아보면 모두 어느 한 시절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곤 했지만, 꿈속에서 나는 시간의 간극을 잊고 그들과 한없이 친밀해졌다. 저절로 다정해졌다. 꿈은 인과적인 시간이 사라지는 공간이라는 걸 알면서도 여러 시절이 겹쳐서 내 앞에 하나의 시간으로 펼쳐지는 광경은 무척 경이롭다. 무엇도 연연하지 말고 살자는 마음은 그런 꿈을 꾸고 나면 제법 희미해진다. 사실 잊히는 것은 없는지도 모른다. 나를 형성하는 결정적인 것은 그런 일들인지도 모른다.

-이서수

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지극히, 평범한 여성들의 이야기. 성공도 하고 싶고, 잘난 체도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곳도 있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하지만 자신의 현실이 그것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아는, 지극히 평범한 여성들의 이야기. 그들에게 언니, 동생이란 이런 속내를 털어놓고 덮어주고 도와주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 언니와 동생들의 80년대는 어땠을까, 이것은 늘 내게 숙제 같은 일이다.

-한정현

마침표를 찍고 나서 다시는 거들떠보지 않게 되는 소설이 있고, 나도 모르게 자꾸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소설이 있다. 잘 썼는지 못 썼는지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내 생각에 자기가 쓴 소설을 보고 또 보게 되는 심리는 다음 두 마음의 사이에 있다. 손에 낀 반지를 보려고 손등을 연신 하늘에 치켜올려 보게 되는 마음과 생리혈이 새진 않았는지 살피느라 모가지를 등 뒤로 홱 돌리게 하는 마음. 이중 어떤 마음에 가까울지는 모르지만 「둘 중에 하나」도 자꾸자꾸 확인해보고 싶은 소설이었다.

-박서련

‘언니’라는 호칭은, 적어도 내게는, 늘 수발신에 오류가 생기는 기분이다. ‘언니’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명과도 같은 배음이 깔리는데, 그 역시 나만 들을 수 있는 전기 신호다. 그 낯선 음의 토막들을 주워 모아 소설을 써 보았다. 어지러운 오류들 사이로 누군가는 나와 같은 신호음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믿음도 품었더랬다.

-이주혜

과연 누구에게 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 그런 자격은 누가 결정하는 것인지에 대해 점점 더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이 소설은 그런 제 고민들을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부디 이 소설이 누군가에게 결례가 되지 않았으면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마냥 편하게 읽히기를 바라지도 않는 걸 보면 제 마음도 참 모순적인 것 같아요.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 남겨두는 마음으로, 이만 줄입니다

-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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