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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장진영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 한정현 러브 누아르 이희주 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 이선진 빛처럼 비지처럼 김지연 지나가는 것들 예소연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백온유 정원에 대하여 함윤이 위도와 경도 이유리 하트 세이버 권혜영 애정망상 이미상 잠보의 사랑 해설|되돌아오기, 전혀 다른 자리로 최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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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꺼이 너와의 거리를 좁힐 만한 이유를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게 아주 많다고. 내 재미없는 회사 생활, 그 속에서 느끼는 약간의 보람과 우정, 때때로 솟구치는 권태와 수치심, 복불복인 생리통, 이 시대에 사는 곤란과 알 수 없는 사랑의 막막함에 대해, 그런 걸로 켜켜이 쌓인 현재라는 시간에 단단히 눌려 있는 시루떡 속 팥 같은 나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 김화진,「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중에서 살면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몇 가지 있다고 한다. CC, 그리고 사내연애. 글쎄. 동의하긴 어려우나 다들 뜯어말리는 일이긴 하다. 모두가 만류하는 짓 하기, 그것은 내 필생의 사업이었다. 안타깝게도 고졸이라 캠퍼스커플은 못 해봤다. 대신에 나는 첫 직장에서 사내연애를 했다. 그것도 두 명과 동시에 했다. --- 장진영,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중에서 이곳은 서울이다. 무엇보다 이곳은…… 남자와 여자를 짝지어준다는 사이비 종교의 거대한 운동장과 같은 판이다. 남자와 여자는 무조건 사랑에 빠지고 엉겨 붙는 줄 아는…… 서울은 그런 곳이다. 그 끝은 결혼이어야 하는 막장 드라마. 그곳이 서울. 이곳에 ‘나’는 없다. --- 한정현, 「러브 누아르」중에서 그러나 나는 알았습니다. 내 몸에 닿는 것, 사랑스럽다는 듯이 매만지는 건 분명 그의 손임을. 목덜미에 우수수 돋는 소름. 천천히 쓸어내리는 그의 손길을 느끼며 들어오는 그의 혀가 어린 짐승 같다고 생각하며, 한여름에 차가운 얼음물을 삼키다 녹은 얼음 하나가 쑥 들어오듯, 그렇게 미끄러져 들어온 그를 완전히 녹여버리고 싶었습니다. --- 이희주, 「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중에서 엄마가 오빠의 처음이자 마지막 영화를 보고 오빠의 정체성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보는 눈이 없었다면 윤세중은 보는 눈이 있어도 아주 있었다. 그리고 나는 문득 이런 게 궁금했다. 왜 사람한테는 한 명이라고 할까. 한 개도 한 떨기도 한 자밤도 아니고, 왜 하필 한 명일까. 내가 한 개나 한 떨기나 한 자밤의 사람이었다면 마음이 지금보다 덜 시렸을까. 아주 조금은 덜 부스러질 수 있었을까. --- 이선진, 「빛처럼 비지처럼」중에서 하지만 그 사람이 영경이라면. 영경의 그 시간을 함께 있어주고 싶었다. 자신의 마음을 확인한 영경이 나를 떠나버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왜 그런 최악의 경우만 먼저 떠올리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진짜로 닥칠지도 모를 일이 너무 무서워서 미리 예방주사를 놓는 건지도. 어차피 이 모든 시간은 지나가버릴 것이고 다가올 일들을 미리 당겨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나가기 전에는, 지금은 함께 있고 싶었다. --- 김지연, 「지나가는 것들」중에서 그때 그 시절 우리는 무언가를 아주 절실히 참고 견뎌내고 있었는데, 그 무언가가 도대체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무엇은 더위처럼 아주 기승을 부렸고 극성이었으며 말 그대로 지랄 맞았다. 다들 마음에 그런 것을 꾹꾹 눌러 담은 채로 모여 있었다. 그러니까, 모여 있는 게 문제였다는 뜻이다. --- 예소연,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중에서 우리는 고백하는 순간이 우리가 마주하는 마지막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내가 이런 소극적인 사랑의 대상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간절한 사랑을 간직해온 사람이 나 하나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덜 외로워진 기분이었다. 정원이 떠난 후에 나는 비로소 정원을 가꿀 수 있게 되었다. 가련하지 않은 정원, 취약하지 않은 정원, 향기로운 정원, 울창한 정원에 대하여. --- 백온유, 「정원에 대하여」중에서 그 순간 모든 게 바뀌었다. 위도와 경도는 하나로 포개진 손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접촉된 표피에서 무언가 변하고 있었다. 우주를 떠도는 동안 투명해지던 몸이 다시금 뚜렷해졌다. 우주 ……와도 무생물 ……과도 다른 무엇으로 그들은 새롭게 변하고 있었다. 맞댄 손바닥에서 그들이 볼 수 없는 무수한 입자가 교환되었고, 새롭게 탄생하거나 사라지며 뒤섞였다. 그것은 분명한 사건이었다. --- 함윤이, 「위도와 경도」중에서 사는 건 다 비슷하구나. 나는 새로이 깨달은 사실을 마음속으로 궁굴리며 꽃들을 내려다보았다. 이 중에 내 꽃과 꼭 어울리는 건 어떤 꽃일까. 사람은 꽃과 달라 얼핏 보아선 알 수 없겠지만, 아무튼 아름답게 활짝 핀 시기가 찰나에 불과하다는 건 사람이나 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도록 누군가 속 시원히 정해준다면 어떨까. 네게 맞는 사람은 이 사람이라고. 그러니 딴데 기웃거릴 거 없이 이 사람을 만나라고. --- 이유리, 「하트 세이버」중에서 다른 이의 목소리가 나의 신체 기관 내부에서 울려 퍼지는 건 처음이었다. 무서운데 희한하고, 이상한데 자극적이었다. 사고는 정지되었는데 마치 뇌세포에 경련이 일어나는 기분이었다. 서로의 혀가 엉켜 들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 근원적인 키스를 나누는 듯했다. 왕자도 나와 같은 느낌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이건 내가 신체가 있어서 느끼는 감각일 테니까. --- 권혜영, 「애정망상」중에서 내가 생각하기에 잠은 병이자 재능이다. 잠을 소(小) 죽음이라고 한다면 남들은 하루에 기껏해야 여덟 시간을 죽지만, 우리 잠보들은 최소 반나절은 죽고 그것이 정말로 죽어버리는 일을 막아준다. 그리하여 과수면의 은총을 받은 잠보들, 부모와 자매와 형제로부터 잠을 현실 도피의 수단으로 삼지 말라는 지청구를 듣는 우리는 언제나 잠에서 깨고 싶으면서도 잠이 깰까 겁나 숨도 제대로 못 쉰다. --- 이미상, 「잠보의 사랑」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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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경솔하게 선택하고 싶지 않은 것 중 가장 경솔하게 선택(당)하게 되는 것
“결혼에, 승진에 욕심이 없다고 잘 살고 싶지 않은 건 아니야.” 김화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는 매일의 권태와 싸우는 ‘삼십대 직장인 1’의 일과 사랑을 달달하고 쌉쌀하게 그려낸다. 회사 승진에서 밀리고 옛 남자친구의 결혼 소식을 들은 ‘모림’은 출근길 떡집에서 만난 남자 ‘찬영’과의 애매한 관계에 대해 고심 중이다. 자기 속도대로 일상을 살아가려 하지만 모림에게 돌아오는 건 일이든 연애든 ‘제대로’ 하라는 타박뿐이다. 김화진 특유의 생활감이 묻어나는 진짜 대화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적당히 위태로운 인물들에게서 요즘 연애의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랑] 할 것 “첫 직장에서 사내연애를 했다. 그것도 두 명과 동시에.” 장진영의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는 “살면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인 사내연애를 경유해 직장 안 위계와 욕망을 보여준다. 모델 에이전시 막내 ‘수진’은 의상 디자이너의 꿈을 잠시 접고 들어간 회사에서 대표의 ‘클러치백 거치대’가 되어 굴욕을 견딘다. 두 팀장과 연애 아닌 연애를 어영부영 이어가면서 일에서의 성공이라도 쟁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장진영은 빠른 전개와 장난인 듯 전쟁 같은 재치 있는 문장으로 곤란한 현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사랑] 자꾸만 멈춰 건너온 곳을 돌아보게 되지만 그 시작점을 잊지도 못하는 이미 지나온 횡단보도 “서울. 이곳에 ‘나’는 없다.” 한정현의 「러브 누아르」는 198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미쓰’라 불리며 지워졌던 여성 노동자들의 일과 사랑을 재구성한다. 공장 경리 ‘선’은 딸이라는 이유로 천대받아 상경한 뒤, “임신 아니면 낙태” 같은 말이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직장이라는 정글을 통과한다. 선은 ‘미쓰 리 언니’가 남긴 소설과 사라진 여가수의 노래를 붙들고 로맨스만으로는 대적할 수 없는 시대의 폭력 앞에서 자기 이름과 삶을 지키려 한다. 한정현은 역사와 윤리의 질문을 밀도 있게 끌어오며, 암흑기에도 끝내 꺼지지 않는 마음의 움직임을 기록한다. [사랑] 아침에 조금 더 빨리 눈을 뜨게 만드는 일 “이것이 나의 첫사랑의 전말. 비겁하고 나약한 고백입니다.” 이희주의 「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는 “죽음을 부르는” 소년과 욕망을 먹는 괴이 소년의 로맨스다. 대지진 이후 유령을 보게 된 열아홉 살 ‘소라’는 횡단보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만나고, 그 존재는 자신을 ‘천사’라 불러달라고 한다. 만질 수 없는 상대를 만지고 싶다는 충동, 두려움과 탐닉이 두 소년을 휩쓴다. 아이돌·버추얼휴먼·섹스봇 등 다양한 욕망의 대상을 소재로 주체할 길 없는 사랑의 본성을 꾸준히 파헤쳐온 이희주는 불온하며 순결한 감정을 뜨겁고도 서늘한 문장으로 끝까지 밀어붙인다. [사랑] 뭉근한 온기로 서로의 마음과 마음 사이가 몽글몽글해지는 것 “우리는 차마 스스로를 죽이지 못해 시간을 죽이러 가곤 했다.” 이선진의 「빛처럼 비지처럼」은 퀴어 서사의 전형성에 질문을 던지며 뭉근한 위트로 위로를 건넨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인분만 하자”가 가훈인 4대째 손두붓집 퀴어 남매 ‘순모’와 ‘모란’은 커밍아웃의 기억과 일터에서의 모욕, 뜻대로 풀리지 않는 꿈 앞에서 0.5인분일지라도 “덜 부스러”지는 방식으로 버티려 한다. 모란 커플을 데리고 순모가 연애 상대를 만나러 간 어느 겨울날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이어진다. 그 모든 사건을 서툴게 비껴내면서 끝내 다시 나아가겠다는 이들의 마음은 두부처럼 단정하고 순정하다. [사랑] 기꺼이 모험하고 싶게 하는 마음 “다가올 일들을 미리 당겨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나가기 전에는.” 김지연의 「지나가는 것들」은 미래를 기대해본 적 없던 이십대 초반 여성 ‘미수’가 뜻밖의 만남을 통해 미래를 처음 감각하게 되는 이야기다. 모든 풍파가 휩쓸고 간 뒤 혼자가 된 미수는 앱으로 ‘영경’을 만난다. 미래가 느껴지는 찰나의 순간에 마침내 다다르기까지, 사랑이 천천히 뿌리내리는 과정이 여유 있는 호흡으로 펼쳐진다. 김지연은 사랑과 불안, 초조와 체념이 겹치는 자리에서 불가능했던 것들이 비로소 가능해지는 ‘지금의 미래’를 은근하고 끈기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다. [사랑]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자꾸 하게 만듦 “나는 처절하고 또 슬퍼졌다. 다른 아이들도 나와 같을까?” 소설집 『사랑과 결함』의 ‘비성장기 3부작’을 통해 “폭력적이고 가혹한”(문학평론가 소유정) 동시대적 사랑의 세계를 보여준 예소연은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에서 2000년대를 배경으로 십대가 가진 복잡다단함과 함께 짓무른 복숭아처럼 시큼하고 달큼한 첫사랑 이야기를 전한다. ‘동미’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석진’과 가까워지고, 돈을 매개로 한 비밀스러운 거래가 두 사람의 관계를 묘하게 엮어놓는다. 모두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절실히 참고 견디던 시절, 석진이 “최대한 덜 아프기”만을 바라던 동미에게로 폭력의 방향이 바뀌고야 만다. [사랑] 가장 수치스럽고 영광스러운 날의 기억 “좋아하는 마음은 어떻게든 티가 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백온유의 「정원에 대하여」는 어른들의 사정으로 같은 빌라에 살게 된 열일곱 살 소년 소녀가 조심스레 가꿔온 마음을 보여준다. 주인집 ‘은석’과 반지하에 사는 ‘정원’ 사이에는 계단 수만큼의 거리감이 있다. 서로 쉽게 다가서지 못한 채 마음을 숨기며 주변을 맴돈다. 정해진 이별을 앞두고도 끝내 건네지는 고백은 그들의 마음이 헤어짐과 함께 더 또렷해질 수 있음을 조용히 증명한다. “세상의 비천함에도 아이들은 서툰 각자의 성장담을 계속해서 이어” 쓰고 있는 것이다(문학평론가 최가은). [사랑] 하고많은 유추와 세 번 이상의 질문 “오로지 그들만 아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였다.” 함윤이의 「위도와 경도」에서 우주는 세상에 오직 서로뿐인 십대의 사랑을 은유하는 극한의 무대인 듯하다. 열일곱 ‘위도’와 ‘경도’는 연구소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 우주로 향하고, 사고 이후 10년을 우주정거장 밖에서 떠돌다 지구로 복귀한다. 그러나 그사이 지구에서는 열흘이 흘렀을 뿐이다. 둘은 열일곱과 스물일곱의 간극 사이 자신의 변화가 사랑의 변질로 이어질까 두려워한다. 함윤이는 좌표와 시간을 거스르는 무중력의 사랑을 통해, 10일이든 10년이든 세상에 오직 둘뿐이었던 시간이 서로에게 남기는 무엇보다 선연한 흔적을 보여준다. [사랑] 서로 다른 둘이 만나 다른 채로 함께 나아가는 것 “그냥 돈 주고 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서로 알 거 다 아는 편안한 연인 같은 걸.” 피 한 방울로 완벽한 연애 상대를 찾아주는 매칭 업체가 있다면? 이유리의 「하트 세이버」는 이런 ‘가성비’ 논리에서 시작한다. 꽃집을 운영하는 ‘혜인’은 “감정 낭비가 아닌 연애”를 꿈꾸며 하트 세이버 매칭 서비스를 신청하고, 반년 뒤 완벽히 매칭된 ‘재민’을 만나 시행착오 없이 순조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그러나 ‘잘 맞는 사랑’이 곧 ‘상처받지 않는 사랑’이 될 수 있을까. 이유리는 냉혹한 현실과 경쾌한 환상을 가로지르는 특유의 유쾌한 문장으로, 사랑이란 새로운 다름을 만들어내는 일임을 명랑하게 제안한다. [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것 “현실 남자에게는 이제 아무 감정 없음. 사랑 없음. 이해 없음. 의미 없음.” 권혜영의 「애정망상」은 ‘고막 남자친구’와의 유사 연애를 통해, 새로운 연애의 영역을 펼쳐 보인다. ‘지나’는 ASMR 콘텐츠 속 목소리와 평화롭게 연애하던 중, 그 목소리가 이어폰 밖 현실 곳곳에서 들리기 시작하며 균열을 맞는다. 위험이 거세된 지나의 사랑과 친구 ‘가람’의 과잉된 연애는 어느 시점에서 교차한다. 애정은 얼마나 다양한 형태의 망상으로 분화되며, 또 망상은 얼마나 현실적인 감각으로 우리를 지배하는가. 결국 이 소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무엇을 붙들고, 무엇을 피하고, 무엇을 감당하는지 유쾌하고도 서늘하게 묻는다. [사랑]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안 해본 일을 시키는 자기 초과의 지렛대 “누구라도 몽롱하게 사는 쪽을 택하지 않을까?” 이미상의 「잠보의 사랑」은 행복 대신 잠, 삶 대신 잠을 선택해온 스무 살 ‘잠보’의 첫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코로나 이후 집 안의 소음으로 잠을 잃어버린 ‘나’는 평안한 수면을 위해 독립을 감행하지만, 구옥에서 맞닥뜨린 윗집의 개 짖는 소리는 또 다른 고통이다. 한 달을 참다 찾아간 윗집에서 ‘선숙이 누나’는 달라질 생각조차 해본 적 없던 ‘나’를 뜻밖의 자리로 끌어낸다. 이미상은 누구도 반려해본 적 없는 회피형 인간과, 유기 불안을 앓는 개, 그리고 “헤픈 관용”과 “과격한 과단”을 동시에 지닌 인물의 관계로써 사랑의 새 형태를 신랄하게 보여준다. 사랑의 모양은 다양하며 늘 새로운 방식으로 아름답습니다. ‘달달북다’는 로맨스 서사의 무한한 확장을 위해 마련된 자유로운 무대입니다. 앞으로도 오늘의 작가들과 다채로운 기획으로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