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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꾸빠 오꾸빠―권제훈
유령들―김성준 O션파크 1302호―박생강 보금의 자리―이선진 옵션, 없음―임국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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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집? 귀신이라도 나오는 건가? 차라리 그런 집이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다른 건 몰라도 집값은 좀 쌀 테니까. 집값만 저렴하다면 귀신이랑 함께 살아도 행복할 것 같다.
---「권제훈, 오꾸빠 오꾸빠」중에서 그런데 진짜 그랬으면 좋겠어. 어느 날 일시에 자기가 살 집을 고르게 해 주는 거지. 말도 안 돼, 무슨 기준으로 그럴 거야? 기준이 어딨어, 선착순이지. 일단 여의도에 다 몰아넣은 다음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부리나케 뛰는 거야. ---「권제훈, 오꾸빠 오꾸빠」중에서 봉수는 어둑어둑한 노량진 거리에서 시린 손을 비비며 찬호에게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다. 찬호는 받지 않았다. 혼잡한 인파가 봉수의 어깨를 치고 갈 때마다 그는 신경질이 치밀어 올랐다. 낡은 가로등 아래에서 봉수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어두컴컴한 거리를 걷는 수험생들은 흑백 무성영화의 단역들처럼 한 마디 발성 없이, 어둑어둑한 얼굴로 사라지고 있었다. ---「김성준, 유령들」중에서 세상을 얻다니, 어디 가서 방 한 칸도 못 얻을 게야. 봉수는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잡소리를 애초에 믿지 않았다. 차라리 공무원이 되면 드디어 너저분한 세상에 속하게 된다는 말을 했더라면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김성준, 유령들」중에서 사람들은 해리 포터처럼 인생의 마법을 꿈꾼다. 하지만 그보다 인생의 저주가 더 흔하게 목을 조를 때가 있다. 어떤 사람은 평생 고요한 저주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나는 우울증이라는 저주의 짐을 안고 가족들 사이에서 짐짝처럼 살아왔다. 나의 불행이 온 가족 불행의 근원이라고 여겼다. 그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었다. ---「박생강, O션파크 1302호」중에서 누구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O션파크의 세입자들은 신용등급이 좋지 않을 것이 틀림없었다. O션파크에 전세로 들어오려고 마지막 남은 신용까지 박박 긁어서 대출금을 마련했을 게 불을 보듯 뻔했다. ---「박생강, O션파크 1302호」중에서 주방 겸 화장실에서 아침 겸 점심을 때운다. 메뉴는 언제나처럼 햇반에 조미김에 와사비. 내가 전자레인지에 햇반을 돌린 뒤 변기에 앉아 김을 자르는 동안 유령은 마른 밥풀처럼 천장에 붙은 채 나를 내려다본다. 마치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살아왔냐는 듯한 눈빛으로. ---「이선진, 보금의 자리」중에서 참 신기하지.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있어야 하는 자리를, 자신이 위치한 좌표를 정확히 알고 그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안달복달했다. 더 나은 집과 더 나은 삶을 향해 갔다. 그러는 사이 나는 더 나은 사람은커녕 더 나인 사람이 되었다. ---「이선진, 보금의 자리」중에서 성인이 된 후로는 내가 그런 집에서 살았단 사실을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다. 해수를 제외하면 말이다. 그 집에 관해, 그런 곳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털어놓자 해수는 나를 품에 안고 속삭였다. 우리 꼭 좋은 집에서 살자. 그 어떤 위협이나 불안함 없는 안전한 장소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도 우리. ---「임국영, 옵션, 없음」중에서 불현듯 집이라는 대상을 두고 나와 해수의 인식이 상당히 어긋나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내게 집은 영원히 소유가 허락되지 않은 무엇이었다. 반면 해수에게 그것은 뜨거운 욕망의 대상이었다.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쟁취할 수 있으며 자신의 의지에 의해 통제되는 장소였다. ---「임국영, 옵션, 없음」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