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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File 01. 파란 우산, 노란 모자, 미니스커트 File 02. 박카스와 썩은 바나나 File 03. 돈을 세는 남자 File 04. 박수무당과 킬러 File 05. 모텔 안, 지름 1mm File 06. 묘지 옆 그 소년 File 07. 12층과 7층 File 08. 수박의 무게 5kg File 09. 얼굴 없는 사이코패스들 File 10. BJ의 초대방 File 11. 베테랑 형사의 눈물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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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의 대성공 이후 형사들 사이에 재미있는 유행이 퍼졌다는 말이 돌았다. 바로 ‘내가 마동석이지!’라고 술자리에서 말하는 강력반 형사들이 은근히 많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동석 콘테스트’는 없었지만 강력반 형사들 중 덩치나 인상 면에서 영화 ⟨범죄도시⟩의 마석도 형사와 흡사한 인물은 많다. 그 수많은 인물 중 한 사람을 말하자면 나는 1998년 당시 서울 중랑경찰서 강력계장이었던 김 형사를 손꼽는다.
2026년 현재 서울경찰청 중요미제·장기실종사건수사팀에서 근무하는 김 형사는 대한민국의 유명한 베테랑 강력반 형사 중 한 명이다. 키는 그리 크지 않지만 넓은 어깨와 특유의 자신감, 그리고 넘치는 기백이 딱 강력반이다. ---p.18 「File 01. 파란 우산, 노란 모자, 미니스커트」 중에서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느낀 점이나 힘들었던 점 같은 것들 말씀해주세요.” 사건 취재가 끝나면 의례히 마지막으로 묻는 질문이었다. 이때 형사들이 들려주는 대답도 실은 전형적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 수사 과정의 어려움, 피해자에 대한 연민, 그리고 팀 동료들에 대한 감사. 사건 수사의 과정은 복잡하지만 그 결과는 어쩌면 단순하고 전형적일 수밖에 없다. 사라진 범인은 체포되며, 형사들은 잠깐 그 순간을 회고하고 짧은 휴식 후 다음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또다시 움직인다. ---p.92 「File 03. 돈을 세는 남자」 중에서 죽음의 현장에서 한바탕 요리라도 했을까? 사체 주변에 뿌려진 케첩과 마요네즈, 그리고 사체의 머리 위에 흩뿌려진 겨잣가루까지. 누가 봐도 사건 현장은 기괴하다. 형사는 현장에서 살인의 물증이 아닌 용의자에 대한 단서를 발견한다. 바로 아들이 사망한 아버지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다. 편지의 주소는 교도소, 아들은 아버지에게 앞으로 열심히 살 것을 약속한다. 형사는 이 사건의 용의자로 바로 그 아들을 지목한다. ---p.99 「File 04. 박수무당과 킬러」 중에서 “그때 무슨 생각을 하셨어요?” “〈극한직업〉이요.” 홍 팀장이 대답했다. “〈극한직업〉, 영화요?” “네, 그때 흥행하던 영화가 마약반 형사들이 나오는 〈극한직업〉이었거든요. 우리끼리 차에서 피의자를 기다리는데, 그 영화 속 한 장면이랑 진짜 너무 똑같았어요. 진짜 우리 직업이 ‘극한직업’이 맞구나, 이런 생각도 했고, 그런 대화도 나눴죠.” ---p.153 「File 05. ‘모텔 안, 지름 1mm」 중에서 2020년대 초 김대규 형사를 인터뷰했던 때보다 텔레그램 마약 판매 시장은 한층 더 진화해 있었다. 일단 나는 첫 인터뷰 시작부터 당황했다. 수사팀이 체포했던 마약 드로퍼가 백수나 마약중독자가 아닌 평범한 국가직 신분이었다. 그는 휴가를 이용해 부업으로 마약 드로퍼 일을 하고 있었다. “아니,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왜 그런 일을 해요?” “저희는 크게 놀라지는 않았어요. 건실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돈을 벌려고 마약 던지기 알바를 하는 사례를 종종 보고 있으니까요. 그 일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고요.” ---p.249~250 「File 09. 얼굴 없는 사이코패스들」 중에서 취재를 하다 보면 새삼 깨닫지만 수사라는 과정은 정의의 사도가 나서서 단숨에 끝내는 역동적인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절차가 기본이다. 하나하나 증거를 찾아가고, 감정이 아닌 이성을 통해 범인의 존재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수사를 추진하는 동력은 역시 피 끓는 정의감이라는 생각도 든다. 밤을 새면서 범인의 뒤를 쫓고, 범인을 잡은 다음에는 그의 입에서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형사들은 스퍼트를 올린다. 보통 사람의 체력이나 에너지만으로는 힘든 과정이다. 그들이 그 과정에서 항상 하는 말은 “나쁜 놈이니까 잡아야죠”나 “억울한 사람의 혼을 달래줘야죠” 같은 식이었다. 이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차 팀장이 내게 했던 말도 역시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p.275 「File 10. BJ의 살인 초대방」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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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보다 더 미스터리하고 뉴스보다 생생한 범죄 이야기***
“이제 수사 전문지 편집장과 형사 단둘이 있던 그 공간에 당신을 초대한다.” “범죄의 결과만이 아니라 그 이면의 사람과 심리, 그리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김대규 소장 (마약 예방 재활 전문가, 전 경남경찰청 마약수사대장) “우리 삶과 밀착된 각종 범죄들이 일상에 침입하지 못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잘 그려낸다” -정명섭 작가 (소설가, 『조선범죄실록』 작가) · 범죄보다 섬뜩한 인간의 민낯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경찰들을 위한 숨겨진 수사 교과서가 있다. 대한민국 유일의 수사 전문지 〈수사연구〉는 1983년 창간 이후 40여 년 동안 전국의 형사, 수사관들과 함께 호흡하며 현장 감식과 수사 실무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잡지는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 범죄 사건을 다루는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가장 먼저 찾아 읽는 자료이기도 하다. 『사건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의 저자 박진규는 〈수사연구〉의 편집장이자 취재기자로, 10년 가까이 매달 형사들을 만나 수사 과정을 취재해왔다. 하나의 사건 뒤에는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 아이러니와 저마다의 사연이 숨어 있다. 책은 평소 기사에서 담아내지 못 했던 인간의 뒷면에 대한 소회와 생각을 담았다. 그가 마주한 다양한 사건은 우리의 일상과는 먼 범죄자들만의 이야기 같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의 보편적인 욕망과 분노 등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날것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연인의 부탁으로 살인마저 손을 대고, 다른 어떤 이는 물욕에 눈이 멀어 가족을 죽음으로 떠민다. 형사와의 대화를 통해 복잡하게 얽힌 사건의 전말이 풀릴수록 독자들은 밑바닥 감정의 근원을 되짚어나가고, 욕망의 형태를 다시금 그려볼 수 있다. · 이미 우리의 일상에 침투한 신종 범죄 범죄는 사람뿐만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이기도 하다. 〈PD수첩〉 같은 시사 교양부터 〈용감한 형사들〉처럼 경찰들이 직접 출연하는 프로그램까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꾸준히 시청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범죄 관련 콘텐츠를 향유하는 이유로는 범죄에 대한 불안과 미리 알고 안전을 확보하려는 생존본능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향한 호기심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사건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속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사회의 변화를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 범죄는 사회와 기술의 발전이라는 빛에 드리우는 그림자나 다름없다. 살인사건 위주였던 〈수사연구〉의 취재는 온라인의 발달과 함께 사이버범죄 중심으로 변해가고, 기술의 발전은 IP 카메라와 AI를 활용한 불법촬영과 스캠, 텔레그램 마약 판매 등 더 복잡한 범죄의 등장으로 이어진다. 누구나 손쉽게, 죄의식조차 없이 범죄자가 될 수 있는 시대다. ‘바로 지금’ 사회의 어둠을 드러내는 범죄를 뒤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세상의 복잡함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단서가 될 것이다. · 끝까지 범인을 뒤쫓는 사람들의 진짜 모습 경찰과 범죄자를 제외하고 가장 사건을 자주 접하는 사람일 〈수사연구〉 편집장의 시선은 또한 사건을 뒤쫓는 ‘사람’을 향한다. 책은 열정과 정의감 넘치는 영화나 드라마 속 모습, 답답하고 무능한 뉴스 속 모습을 떠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형사와 경찰의 맨얼굴을 드러낸다. 누가 봐도 강력반 스타일인 형사부터 조곤조곤한 주임 선생님 혹은 멀끔한 IT 기업 회사원 스타일의 형사까지 다양한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 영화 〈범죄도시〉의 흥행 이후 서로 “내가 진짜 마동석”이라고 주장하는 형사가 많았다는 소문이나 자주 쓰던 수갑을 아끼는 후배에게 선물하는 문화, 여기에 얽힌 형사들의 일화 등은 거친 모습 뒤에 숨겨진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는 이후 이대우 형사의 수갑을 물려받은 서대문경찰서의 불곰 홍 형사를 취재한 적도 있다. 홍 형사는 이대우 형사에게 물려받은 수갑을 14년 동안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너무 귀한 선물을 받아서요?” “아니요. 그때 선배님이 열쇠를 주지 않으셔서요. 14년 후에 서대문경찰서 형사과장님으로 오셨을 때 그 말을 했더니, 열쇠를 주셔서 그 후에는 사용하고 있습니다.” -본문 96쪽 중에서) 물론 범죄와 맞서는 사람들이 남몰래 흘렸던 피, 땀, 눈물도 빠지지 않는다. 미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학 박사과정을 밟고 30만 명이 넘는 용의자를 3명으로 추려낼 때까지 매달린 형사, 가족조차도 의심 없이 변사라고 생각했지만 사소한 행동만으로 살인의 흔적을 찾아낸 형사, 땅속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의 백골 사체에서 단서를 찾아낸 형사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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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수사 현장의 생생한 사건과 수사 기법, 수사관들의 경험을 기록해 온 전문지 〈수사연구〉. 박진규 편집장은 그 중심에서 오랫동안 수많은 사건을 취재하고 기록하며 범죄의 진실과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모습을 좇아왔다. 이 책은 그가 직접 마주했던 살인사건을 단순한 사건 기록이 아니라, ‘인간은 왜 범죄를 저지르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따라가는 기록으로 풀어낸다. 사건을 바라보는 기자의 날카로운 시선과 오랜 현장 경험에서 비롯된 깊이 있는 통찰이 곳곳에 살아 있다. 범죄의 결과만이 아니라 그 이면의 사람과 심리, 그리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김대규 (마약예방재활전문가, 전 경남경찰청 마약수사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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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작가의 《사건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는 각종 범죄가 우리의 삶과 얼마나 밀착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범죄들이 우리의 일상에 침입하지 못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잘 그려낸다. 차갑고 어두우며, 묘사하기 힘든 것들을 이야기로 잘 풀어낸 것은 작가의 역량과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사연구에 최근 합류한 필자로서 이 책을 응원한다. - 정명섭 (소설가, 『조선범죄실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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