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바라보는 이야기라는 말에 걸맞게, 안윤의 소설은 길고, 느리고, 또 멀다. 인물들은 길게 사랑하고 오래 그리워 하며, 말과 행동이 섣부르지 않고, 자신과 상대를 쉽게 훼손할 수 없을 정도의 안전거리를 유지한다. (…) 이와 함께 안윤의 소설은 친밀성을 ‘가까운 관계’나 ‘내밀한 것을 공유하는 일’로 이해하는 단순성에서 벗어나 각자와 서로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적절한 거리를 두는 일로 재정의한다. 그저 다정한 것이 아니라 담백한 다정함이고, 그저 친밀한 것이 아니라 산뜻한 친밀함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