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세상 고단한 철도노동자로 한 시대를 살면서도 한 올 티끌도 허용치 않는 단정한 삶의 모습, 시인이 끌고 온 한 편 시들이 눈물겹다. “푸성귀 팔던 할머니가/ 이제 그만 집에 가자고/ 발치 아래 웅크린/ 그림자를 일으켜 세운다// 파장하고 돌아가는 언덕길 손수레/ 검게 탄 꼬맹이가/ 뒤에서 밀고 있다”(「그림자」). 여기 더 이상 무슨 군말이 필요할까. 가난한 이웃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고단한 그림자 한 점까지 품을 줄 아는 시인을 어떤 칭찬이나 자랑으로 어지럽히고 싶지 않다. 강물 위 떠 있는 찌를 바라보다 툭 치켜 올려 묵직한 전율을 나는 오랜만에 맛보았으니.